추억을 곱씹는 맛, 천안 중앙시장 곱창 맛집 “나정식당”에서 찾은 노포의 정수

천안 친구의 결혼식,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회포를 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기사님, 이 근처에 맛있는 곱창집 없을까요?” 나의 물음에 택시 기사님은 망설임 없이 “나정식당”을 추천해주셨다. 30년이 훌쩍 넘은 노포의 향기가 느껴지는 그 이름에 이끌려, 우리는 곧장 중앙시장 골목으로 향했다.

시장 앞 공용주차빌딩에 차를 대고 3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나정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색 간판에 흰 글씨로 쓰인 ‘소곱창’ 세 글자가, 왠지 모르게 깊은 내공을 풍기는 듯했다. 낡은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그만큼 맛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갔다.

나정식당 외부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나정식당’ 간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면에는 2개의 테이블이, 좌측에는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다행히 안쪽 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스캔했다. 소곱창구이(58,000원)와 소곱창전골(대 52,000원), 그리고 싱싱하다는 간과 천엽(각 10,000원)을 주문했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었지만, 맛집이라고 하니 기꺼이 투자하기로 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빛바랜 노란색 바탕에 빼곡하게 적힌 메뉴들이, 이곳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했다.

나정식당 메뉴판
정겨운 느낌의 메뉴판

주문 후,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였다. 깻잎 장아찌, 묵, 김치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보기 좋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양파절임이었다. 곱창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삭한 양파의 식감도 훌륭했다.

나정식당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간과 천엽이 나왔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간과 뽀얀 천엽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참기름 소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 특히 간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워,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간을 맛봤다. 천엽 역시 쫄깃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씹는 재미가 있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분명했다.

나정식당 간, 천엽
신선함이 느껴지는 간과 천엽

곧이어 오늘의 메인 메뉴, 소곱창구이가 등장했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곱창, 양파, 떡, 버섯이 함께 올려져 나왔다. 곱창은 보기만 해도 곱이 꽉 차 있는 것이 느껴졌다. 직원분이 직접 곱창을 구워주셨는데,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곱창의 모습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나정식당 곱창구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곱창

잘 익은 곱창을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곱이 꽉 차 있어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해졌다. 특히 양파절임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친구들과 함께 “역시 맛집은 맛집이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정식당 곱창구이 근접샷
곱이 꽉 찬 곱창의 자태

곱창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소곱창전골이 나왔다. 빨간 국물에 곱창, 야채, 떡, 냉이가 듬뿍 들어간 전골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냉이의 향긋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전골은 어느 정도 끓여줘야 고소한 기름맛이 올라온다고 해서, 끓기만을 기다렸다.

나정식당 곱창전골
얼큰하고 시원한 곱창전골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 전골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줬다. 곱창은 쫄깃쫄깃했고, 냉이의 향긋함이 국물에 은은하게 배어 있어 더욱 맛있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진정한 밥도둑이었다. 특히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골에 라면 사리를 추가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라면 사리는 없었다. 하지만 볶음밥은 꼭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볶음밥 2인분을 주문했다. 남은 전골 국물에 밥과 김치, 김가루를 넣고 볶아주셨는데,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정말 최고였다. 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나정식당 곱창구이
곱창, 양파, 버섯을 함께 구워 먹으면 더욱 맛있다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왜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곱창구이와 곱창전골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이 외부에 위치해 있고 위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이었다. 다음에는 꼭 등골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천안에서의 맛집 탐방을 마무리했다.

나정식당 곱창구이 전체샷
푸짐한 곱창구이 한 상

천안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나정식당’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곱창전골에 쫄면 사리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등골도 꼭 맛봐야지!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지만, 좋은 건 함께 나누고 싶기에, 용기 내어 이 글을 쓴다. 천안 중앙시장 맛집 ‘나정식당’, 곱창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정식당 곱창구이 근접샷 2
잘 구워진 곱창은 최고의 술안주
나정식당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내부
나정식당 가격표
나정식당 가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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