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야근에 지친 어깨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어쩐지 허기진 배는 쉽게 잠들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럴 땐 고민할 것도 없이 발길이 향하는 곳이 있다. 강서구청 사거리, 하이웨이 주유소 맞은편에 자리 잡은 24시 왕돈가스·왕냉면.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은 아니지만,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불빛이 왠지 모르게 정겹다. 마치 어린 시절, 늦은 밤까지 공부하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러 갔던 동네 분식집 같은 푸근함이 느껴진달까.
문득,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혼자 온 사람, 둘이 온 연인,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까지, 각자의 모습으로 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훑어본다. 왕돈가스, 왕냉면, 돌솥비빔밥… 가격이 정말 놀랍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5천 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니!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는 기분이다. 키오스크에서 왕돈가스와 물냉면을 주문하고, 셀프 코너로 향한다. 따뜻한 미역국과 김치가 준비되어 있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넉넉하게 담아 자리에 앉으니, 마치 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왕돈가스와 물냉면이 나왔다. 돈가스는 얇게 펴서 튀긴 옛날 스타일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느껴진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돈가스 위에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다.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소스의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두툼한 일본식 돈가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얇은 돈가스 특유의 바삭함과, 추억을 자극하는 소스 맛이 일품이다.
물냉면은 스테인리스 세숫대야에 담겨 나온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면발은 쫄깃하고, 육수는 새콤달콤하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육수와 함께 크게 한 입 들이켜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하다. 톡 쏘는 겨자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새콤달콤한 육수가 입안을 청량하게 감싼다. 얇게 썬 오이와 무, 반숙 계란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다채로운 식감을 더한다. 특히, 살얼음이 낀 육수는 늦더위를 잊게 해주는 청량감을 선사한다.
돈가스와 냉면을 번갈아 먹으니, 느끼함도 사라지고 입안이 깔끔해진다. 돈가스의 따뜻함과 냉면의 시원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특히, 매콤한 비빔 양념이 살짝 들어간 물냉면은 돈가스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돈가스를 한 입 먹고, 냉면을 후루룩 들이켜면, 그 조화로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늦은 시간,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어느새 돈가스와 냉면을 깨끗하게 비웠다. 배가 부르니, 이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인테리어도 화려하지 않지만, 이곳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24시간 운영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늦은 밤, 갑자기 배가 고프거나,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계산을 하고 문을 나서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단순히 밥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정을 함께 파는 곳이구나.’ 화려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 24시 왕돈가스·왕냉면은 그런 곳이다.
강서구청 맛집으로 소문난 이곳은, 어쩌면 동네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일지도 모른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늦은 밤에도 따뜻한 불빛이 켜져 있는 곳, 그리고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 이런 곳이 우리 동네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 방문하면, 돈가스를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커다란 다라이에 돈가스, 밀, 계란, 빵가루를 놓고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은, 이곳의 음식에 대한 정성을 느끼게 해준다. 새벽까지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다소 혼잡한 분위기라는 점이다.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또한,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그리고 24시간 운영이라는 장점으로 충분히 커버된다.
강서구에서 늦은 밤, 출출함을 달래고 싶을 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24시 왕돈가스·왕냉면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겹고 푸근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24시 왕돈가스·왕냉면에서, 맛있는 돈가스와 냉면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내일도, 또 그 다음날도, 이곳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언제나 나를 반겨주는 그런 곳. 24시 왕돈가스·왕냉면은 내게 그런 존재다.

참, 이곳은 돈가스, 냉면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돌솥비빔밥, 양푼비빔밥, 쫄면, 우동 등, 분식 메뉴를 총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니, 취향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돌솥비빔밥에 도전해봐야겠다. 뜨겁게 달궈진 돌솥에 지글지글 끓는 비빔밥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인다.
혹시, 강서구청 근처에 살고 있다면, 혹은 늦은 밤 출출함을 달래고 싶다면, 24시 왕돈가스·왕냉면을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도 나는, 24시 왕돈가스·왕냉면의 따뜻한 불빛 아래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내일도, 또 그 다음날도, 이곳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