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에서 만나는 정갈한 솥밥 한 상, 배두둑 맛집에서 느끼는 든든한 행복

주말,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왠지 모르게 뜨끈한 솥밥이 간절했다. 특별한 약속은 없었지만, 맛있는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싶은 마음에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다산이었다. 최근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배두둑’이라는 솥밥 전문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름부터가 어쩐지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배 두둑’이라니, 얼마나 든든하게 배를 채워줄까. 기대감을 안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설레는 마음으로 액셀을 밟았다. 드라이브 코스도 꽤 마음에 들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은 평화로운 일요일의 오후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깔끔한 주상복합 건물이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건물 자체가 새것처럼 느껴졌다. 듣자 하니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듯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식당을 찾아 걷는데, 복도에는 다른 식당들이 듬성듬성 비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배두둑’은 어떨까, 혹시나 웨이팅이 길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식당 앞에 도착하자,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다르구나.”

일요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고,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여쭤보니 15분 정도 예상한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앞에 놓인 메뉴판을 보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 곤드레 솥밥 정식과 그냥 쌀밥 정식, 둘 다 너무나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곤드레 향긋함에 끌렸지만, 쫑쫑 썰린 곤드레의 식감이 아쉽다는 평도 있어서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곤드레 솥밥 정식으로 마음을 굳혔다. 곤드레 특유의 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을 슬쩍 들여다보았다. 테이블마다 놓인 솥밥과 정갈한 반찬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솥밥의 모습은 나의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어서 빨리 저 밥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손님이 많은 식당 내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북적였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메뉴를 확인해 주셨다. 곤드레 솥밥 정식 2인분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곧바로 밑반찬들이 쫙 깔렸다.

반찬 가짓수가 무려 12가지나 되었다. 김, 잡채, 꽈리고추찜무침, 나물, 김치 등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 먹음직스러운 잡채는 보자마자 젓가락이 향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잡채를 한 입 먹어보니, 역시나 맛있었다. 쫄깃한 면발과 다양한 채소들의 조화가 훌륭했다. 꽈리고추찜무침도 매콤하면서 짭짤한 맛이 밥반찬으로 딱이었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밑반찬들.

밑반찬들을 맛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솥밥이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무쇠솥에 담겨 나온 곤드레 솥밥은, 그 비주얼부터가 압도적이었다. 뚜껑을 여니, 향긋한 곤드레 향이 코를 찔렀다. 밥 위에 듬뿍 올려진 곤드레는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직원분께서 솥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밥을 그릇에 덜어낸 후,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고 했다. 시키는 대로 밥을 덜어내고, 솥에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두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곤드레 밥을 맛볼 차례였다.

양념장을 넣고 쓱쓱 비벼 한 입 크게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곤드레의 향긋함과 짭짤한 양념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쫄깃했고, 곤드레는 부드럽게 씹혔다. 왜 사람들이 이토록 ‘배두둑’의 솥밥을 칭찬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이지, 밥 자체가 예술이었다.

함께 나온 가자미 튀김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자미 튀김은, 곤드레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갓 튀겨져 나온 따뜻한 가자미였다면 훨씬 더 좋았겠지만, 식어있는 상태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만약 따뜻한 가자미 튀김을 맛보고 싶다면, 3천 원을 추가하여 더 주문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곤드레 솥밥 정식 한 상 차림
푸짐한 곤드레 솥밥 정식 한 상 차림.

반찬들도 하나하나 훌륭했다. 짜지 않고,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마치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처럼, 정갈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특히, 슴슴하게 간이 된 나물들은 곤드레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된장국은 조금 아쉬웠다. 깊은 맛은 부족했지만, 텁텁하지 않고 깔끔해서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된장찌개처럼 조금 더 진하고 칼칼한 국물이 솥밥과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밑반찬들
12가지나 되는 다양한 밑반찬들.

‘배두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셀프바였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맛있었던 잡채와 꽈리고추찜무침은 몇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배두둑’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조리된 후 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처음 나왔을 때만큼 신선하지 않은 반찬들도 있었다. 이 점은 조금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밥을 다 먹고 나니, 솥에 부어두었던 물이 누룽지로 변해 있었다. 숭늉처럼 구수하면서도 짭짤한 누룽지는, 입가심으로 최고였다. 뜨끈한 누룽지를 먹으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솥에 눌어붙은 밥알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정말 배가 두둑해졌다.

누룽지
고소한 누룽지로 마무리.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어린이 손님은 1인 1메뉴를 주문해야 한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반찬도 푸짐하게 나오고,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닌데, 이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배두둑’은 만족스러운 식당이었다. 솥밥의 퀄리티는 훌륭했고, 반찬들도 정갈하고 맛있었다. 셀프바에서 마음껏 반찬을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다만, 된장국의 맛과 어린이 1인 1메뉴 정책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배두둑’은 다산에서 손꼽히는 맛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배두둑’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를 넘어 삶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음에 또 솥밥이 생각날 때, 주저 없이 ‘배두둑’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쌀밥 정식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맛있어 보이는 가자미 구이
정식에 함께 나오는 가자미 구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곤드레 향이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 그 향을 맡으니, 다시금 ‘배두둑’에서의 행복했던 식사가 떠올랐다. 오늘 하루, 맛있는 밥 한 끼 덕분에 마음까지 풍족해진 기분이다.

셀프바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는 셀프바.
갓 지은 솥밥
윤기가 흐르는 솥밥.
다양한 밑반찬
정갈한 밑반찬들.
메뉴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맛있는 한상차림
맛있는 한상차림.
맛있는 한끼
든든하고 맛있는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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