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의 향긋한 속삭임, 유성에서 찾은 인생 칼국수 맛집 장원갑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보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목적지는 대전 현충원.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마치고 나니, 뱃속에서 꼬르륵거리는 요란한 알람이 울렸다. 근처에 괜찮은 밥집이 없을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중, 유성 일대에서 칼국수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을 발견했다. 이름하여 ‘장원갑 칼국수’.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이름에 이끌려 곧장 차를 몰았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지역명이 붙은 맛집이라는 수식어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초조해하고 있을 때, 뜻밖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대기 공간 한 켠에 마련된,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나 보던 뻥튀기 기계와 미숫가루 통이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기다리는 동안 지루할 틈 없이, 달콤한 미숫가루를 홀짝이며 뻥튀기를 우적우적 씹으니,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이런 소소한 배려가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 아닐까.

2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깔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샤브 칼국수가 메인인 듯했고, 차돌, 활전복 등 다양한 토핑을 추가할 수 있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차돌미나리쌈 샤브 칼국수’ 2인분과 ‘통새우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푸짐한 음식들이 차려졌다. 붉은 빛깔의 차돌박이와 싱싱한 미나리가 가득 담긴 접시, 그리고 버섯과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간 육수 냄비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돌박이와 미나리가 담긴 접시
선홍빛 차돌박이와 싱그러운 미나리의 조화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먼저 차돌박이와 미나리를 육수에 살짝 데쳐서, 함께 제공되는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고 했다. 시키는 대로 차돌박이를 육수에 넣었다 뺐다 하니, 금세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했다. 미나리와 함께 젓가락으로 집어 들고, 참기름 소금장에 콕 찍어 입 안으로 가져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미나리의 향긋함과 차돌박이의 고소함, 그리고 참기름의 풍미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 신선한 미나리의 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차돌박이의 조화는 정말 최고였다. 기름장에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전혀 없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더욱 살아났다.

차돌미나리 샤브샤브 전체 상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차돌미나리 샤브샤브 한 상

샤브샤브를 어느 정도 즐기고 나니, 칼국수 면이 나왔다. 이곳의 칼국수 면은 자가제면이라고 한다. 쫄깃한 면발을 위해 천 번을 치댄다고 하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끓고 있는 육수에 칼국수 면을 넣고, 모래시계가 모두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칼국수가 완성되고, 국자로 국물을 떠 맛을 보니,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정말 쫄깃했고, 입 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듯했다.

칼국수를 먹는 중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통새우 해물파전’이 등장했다. 커다란 접시를 가득 채운 파전 위에는, 통통한 새우와 오징어가 아낌없이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파전을 찢어 간장에 콕 찍어 입에 넣으니, 바삭바삭한 식감과 함께 해산물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졌다. 특히 통새우는 정말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이 살아있어, 먹는 즐거움을 더했다. 파전의 가장자리는 바삭하게 구워져 있었고, 안쪽은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겉바속촉의 정석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잘게 다져 뿌려진 고추는 느끼함 없이 파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통새우 해물파전
해물이 듬뿍 들어간 통새우 해물파전

배가 불렀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칼국수를 다 먹고 나면, 들기름 깍두기 볶음밥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남은 육수에 밥과 깍두기, 김가루, 그리고 들기름을 넣고 볶아주는데,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다. 특히 들기름 향이 정말 고소해서,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볶음밥을 한 입 먹으니, 지금까지 먹었던 모든 음식들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차돌박이의 고소함, 미나리의 향긋함, 칼국수의 쫄깃함, 그리고 파전의 바삭함이 모두 볶음밥 속에 녹아들어 있는 듯했다.

깍두기와 김치가 담긴 옹기 그릇
볶음밥의 환상적인 맛을 완성하는 깍두기

후식으로 제공되는 미숫가루 슬러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시원한 미숫가루 슬러시를 마시니, 입 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미숫가루는,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던 바로 그 맛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직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군인, 경찰, 소방관에게는 새우만두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뱃속은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장원갑 칼국수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정과 사랑이 넘치는 공간이었다.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이곳이 유성에서 칼국수 맛집으로 인정받는지, 직접 경험해보니 알 수 있었다. 가족 외식, 데이트, 회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장원갑 칼국수, 내 인생 최고의 칼국수 집으로 등극!

차돌박이와 미나리
신선함이 느껴지는 차돌박이와 미나리
샤브샤브 육수
각종 채소와 버섯이 듬뿍 들어간 샤브샤브 육수
끓고 있는 샤브샤브
보글보글 끓는 샤브샤브의 향긋한 풍경
샤브샤브 전체 상차림 2
푸짐한 한 상 차림이 눈을 즐겁게 한다
차돌박이와 미나리 2
신선한 재료들이 식감을 자극한다
샤브샤브 전체 상차림 3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푸짐한 양
칼국수 면
쫄깃함이 느껴지는 자가제면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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