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난 밀양 여행,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며 스마트폰을 검색하던 중,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바로 ‘할매바다장어’라는 곳이었다. 숨겨진 맛집이라는 설명과 함께, 장어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렸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파란색 간판이 보였다. 낡은 듯 정겨운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이곳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건물 외벽에 걸린 노란색 간판에는 “영남양만수산직판장”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날씨였지만, 가게 앞에는 빨간색 파라솔과 의자가 놓여 있어 운치를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장어를 굽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활기찬 대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산꼼장어, 산낙지, 생새우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산꼼장어(소금/양념) 가격이 2인 이상 주문 시 1인분에 20,000원이라는 점이었다. 산낙지 연포탕도 60,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친절한 직원분이 메뉴를 추천해주셨다. 나는 망설임 없이 대표 메뉴인 산꼼장어 양념구이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하나 둘 테이블 위로 차려지기 시작했다. 깻잎장아찌, 갓김치, 콩나물무침 등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갓김치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는데, 장어와 함께 먹으니 그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꼼장어 양념구이가 등장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붉은 양념을 입은 꼼장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뜨겁게 달궈진 숯불 위에 꼼장어를 올리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뒤집어가며 꼼장어를 구웠다. 꼼장어가 익어갈수록 양념은 점점 더 진득해지고, 숯불 향은 더욱 깊어졌다.

잘 익은 꼼장어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매콤 달콤한 양념은 꼼장어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고, 숯불 향은 은은하게 남아 입안을 맴돌았다. 깻잎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꼼장어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갓김치와 함께 먹으니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꼼장어 한 점, 한 점을 음미했다.
어느덧 꼼장어는 바닥을 드러내고, 아쉬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었다. 남은 양념에 김치와 김 가루, 참기름을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은 그야말로 ‘필살기’였다. 직원분이 직접 볶아주신 볶음밥은 냄새부터가 남달랐다. 뜨거운 불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숟가락으로 벅벅 긁어먹는 그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나는 이곳이 왜 숨겨진 밀양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 정갈한 밑반찬,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밀양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할매바다장어를 찾을 것이다. 그 땐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꼼장어를 함께 즐기고 싶다.
할매바다장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정(情)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친절한 직원분들의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는,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활력소가 되었다. 단체 모임이나 접대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니 방문 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밀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할매바다장어를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장어의 풍미와 함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 가게에서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보게 된다면, 반갑게 인사해 주길 바란다. 그 녀석도 분명 당신을 따뜻하게 맞이해 줄 것이다.

나는 할매바다장어에서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느끼며, 밀양 여행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다음에 또 밀양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다른 메뉴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