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오래된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오늘, 닭볶음탕에 소주 한잔 어때?” 망설일 틈도 없이 “좋아!”라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친구가 추천한 곳은 유성, 좁다란 골목길에 숨어있는 듯한 ‘고향촌’이었다. 간판부터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붉은색 간판에 흰 글씨로 쓰인 ‘고향촌’이라는 이름이 정겹게 다가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역시나 손님들로 북적였다.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40분 정도 웨이팅이 있다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기다림조차 즐거울 것 같았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살펴보니 닭볶음탕 외에도 촌돼지찌개, 두부두루치기, 제육두루치기, 백숙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오직 하나, 닭볶음탕이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닭볶음탕을 주문하자, 푸짐한 밑반찬들이 순식간에 테이블을 채웠다. 김치, 콩나물, 어묵볶음, 계란후라이, 김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김치는 어머니가 직접 담가주신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다. 김과 계란후라이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볶음탕이 등장했다. 겉보기에는 꽤나 매콤해 보이는 붉은색 양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큼지막한 닭고기와 감자, 무가 푸짐하게 들어있었고, 파와 깻잎이 듬뿍 올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겉보기와는 달리, 과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닭고기는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양념이 속까지 잘 배어 있어 정말 맛있었다. 특히 푹 익은 감자와 무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았다. 밥 위에 닭고기와 감자를 얹어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친구와 나는 말없이 닭볶음탕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난 탓에 할 이야기가 많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는 잠시 대화가 멈춰버렸다. 그만큼 닭볶음탕이 맛있었다는 뜻이리라. 닭볶음탕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소주 한 잔을 기울였다. 매콤한 닭볶음탕과 시원한 소주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닭볶음탕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은 닭볶음탕의 필수 코스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 볶아주신 볶음밥은 정말 최고였다. 닭볶음탕 양념의 매콤함과 김가루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마치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은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고향촌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었다. 음식 맛은 물론이고, 푸근한 인심까지 더해져 더욱 만족스러웠다.
고향촌은 닭볶음탕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촌돼지찌개는 육수가 시원하고 특별하다는 평이 많고, 생선구이 백반도 깔끔하게 나온다고 한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한번 맛봐야겠다.

대전 유성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고향촌을 추천하고 싶다. 닭볶음탕은 물론이고, 다른 메뉴들도 분명 만족할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

유성의 숨은 보석 같은 대전 닭도리탕 맛집, 고향촌.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닭볶음탕과 함께 다른 메뉴들도 푸짐하게 시켜서 함께 나눠 먹어야지.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