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만난 지인들과의 저녁 약속. 메뉴를 고민하던 중, 한 친구가 팔달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토박이’라 자부하며 숨겨둔 돼지갈비 맛집이 있다고 자신 있게 추천했다. 그 친구의 말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토반’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정겨움과 맛에 대한 기대감이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식당에 들어서자,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히며, 고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건물 외관에 크게 걸려있는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삼겹살과 돼지갈비가 주력 메뉴인 듯했다. 우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친구의 강력 추천을 믿고 돼지갈비 5인분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점심 특선 메뉴도 있었는데, 양념 소갈비살, 돼지갈비, 산더미 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주문 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샐러드, 김치, 쌈 채소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했다. 곧이어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갈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웬걸, 고기의 색깔이 어딘가 모르게 덜 숙성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살짝 당황한 나는 직원분께 조심스럽게 이 사실을 말씀드렸다. 다행히 직원분께서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하시고, 추가로 제공되는 고기는 숙성된 것으로 준비해 주시겠다고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숯불 위에 돼지갈비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돼지갈비를 보니, 아까의 불안감은 어느새 기대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잘 익은 돼지갈비 한 점을 쌈 채소에 올려 크게 한 입 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달콤한 양념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특히,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풍미를 더했다.
추가로 받은 숙성된 돼지갈비는 확실히 처음 나왔던 고기보다 훨씬 맛있었다. 육질도 훨씬 부드러웠고, 양념도 더 깊이 배어 있는 듯했다. 역시, 고기는 숙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덜하고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야채의 상태가 다소 아쉬웠다. 마치 미리 준비해 놓은 듯, 물기가 없고 약간 말라있는 느낌이었다. 쌈을 싸 먹을 때 신선한 야채의 아삭함이 부족했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두부,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재료가 듬뿍 들어있었고,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고기를 먹고 난 후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전체적으로 가격 대비 맛은 괜찮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밑반찬의 퀄리티나 서비스는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었고, 숙성된 돼지갈비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팔달구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토박이 친구 덕분에 새로운 곳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주말보다는 평일에 방문해서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고 싶다. 그리고 야채의 신선도도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풍겨오는 숯불 향과 돼지갈비의 달콤한 맛이 잊혀지지 않았다. 비록 완벽한 맛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였다. 다음에 또 다른 숨겨진 맛집을 찾아 떠나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