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향한 곳은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자리한 냅다청양집이었다. 며칠 전부터 냉동 삼겹살에 쫄면 조합이 간절했는데, 마침 회식 장소 물색하던 동료가 이곳을 찾아낸 덕분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마치 시간 여행이라도 떠나는 듯한 설렘을 느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큼지막한 노란색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냅다청양집이라는 상호와 함께 그려진 붉은 태양 그림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게 앞에는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의자들이 놓여 있어, 마치 어린 시절 동네 분식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세로 간판에는 붉은 글씨로 ‘청양집 Since 1955’라고 적혀 있었는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듯했다. 첫인상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실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협소하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정겨운 분위기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70~80년대 가요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 삼겹살 굽는 소리와 웃음소리를 더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벽돌로 마감된 벽면에는 메뉴판과 함께 옛날 사진들이 걸려 있어, 마치 추억의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해 주셨다. 커다란 쟁반 위에 어리굴젓, 배추김치, 파절이, 소금, 고추장, 쌈장, 쌈 채소 등 푸짐한 밑반찬이 한가득 차려졌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얇게 부쳐진 소시지전이었다. 케첩으로 익살스럽게 그림을 그려 넣은 모습이 어딘가 서툴면서도 정감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직원분들마다 소시지전에 케첩을 그리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이런 소소한 디테일에서 냅다청양집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동 삼겹살이 등장했다. 얇게 썰린 냉삼은 기름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불판 위에 냉삼을 올리자마자 치-익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익어갔다. 냉삼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더욱 돋우었다. 직원분께서 삼겹살은 금방 익으니 조금씩 올려서 구워 먹으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잘 익은 냉삼 한 점을 집어 들고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육즙과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냅다청양집의 냉삼은 껍데기에서 비린 맛이 나지 않아 더욱 만족스러웠다.
파절이와 함께 쌈을 싸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냉삼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었다. 쌈 채소도 신선하고 다양하게 제공되어, 취향에 따라 다채로운 쌈 조합을 즐길 수 있었다. 어리굴젓을 곁들여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녹진한 풍미가 냉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냉삼만 먹기에는 아쉬워 사이드 메뉴도 몇 가지 주문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짜계치였다. 짜파게티 위에 계란 프라이와 치즈를 듬뿍 올려낸 짜계치는 비주얼부터가 압도적이었다. 노른자를 톡 터뜨려 면과 함께 비벼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느끼할 때쯤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다음으로 맛본 메뉴는 쫄면이었다. 양념이 듬뿍 올려진 쫄면은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도 훌륭했다. 특히 냉삼과 함께 쫄면을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냉삼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마치 김밥천국에서 맛보던 쫄면 맛과 흡사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볶음밥을 주문했다. 직원분께서 불판 위에 남은 삼겹살 기름과 김치, 밥, 김 가루 등을 넣고 직접 볶아주셨다. 볶음밥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다. 조금 더 매콤하거나 감칠맛이 더해졌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불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을 긁어먹는 재미는 쏠쏠했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움직임이 다소 불편했고, 바닥이 기름 때문에 미끄러워 조심해야 했다. 특히 사람이 몰리는 피크 시간에는 테이블 회전율이 다소 느려 사이드 메뉴가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냅다청양집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냅다청양집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냉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냉삼뿐만 아니라 짜계치, 쫄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도 맛볼 수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응대가 빨라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복고풍 인테리어와 흘러나오는 옛날 가요는 향수를 자극하며 추억에 잠기게 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미리 자리를 확보해야겠다. 또한,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한가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점심시간에 방문해 냉삼 정식을 맛봐야겠다. 냉삼 정식은 하루 종일 속이 든든할 정도로 푸짐하다고 한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냅다청양집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겼다. 맛있는 냉삼과 정겨운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영등포구청에서 가성비 좋은 냉삼을 찾는다면, 냅다청양집을 강력 추천한다. 이곳에서 맛있는 냉삼과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