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로 향하는 길목, 유난히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에 마음마저 청량해지는 기분이었다. 목적지는 오랫동안 벼르고 벼르던 닭 코스요리 전문점. 싱싱한 토종닭으로 다채로운 맛을 낸다는 이야기에 잔뜩 기대를 품고 있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드디어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소박한 외관이 오히려 정겨움을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친절한 미소로 맞아주시는 부부 사장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는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테이블 위에는 이미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져 있었다. 마치 고향집에 방문한 듯 푸근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토종닭 코스요리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자, 가장 먼저 닭육회가 등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가슴살 육회 위에는 신선한 쪽파와 깨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곁들여 나온 닭모래집 역시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다음으로 등장한 메뉴는 닭주물럭.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닭고기와 팽이버섯, 양파 등의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불판 위에 올려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잘 익은 닭고기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한 식감과 함께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닭고기와 함께 볶아진 팽이버섯의 쫄깃함이 더해져 맛과 식감 모두 만족스러웠다.

닭주물럭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닭구이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다리와 날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닭다리를 들고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껍질은 바삭하게 구워져 고소했고, 속살은 촉촉함을 유지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닭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함만이 가득했다.

이어서 등장한 백숙은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왔는데, 뽀얀 국물과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모습이 압도적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한약재 향이 왠지 모르게 건강해지는 기분을 선사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다. 푹 삶아진 닭고기는 젓가락만 대도 살이 부드럽게 찢어졌다. 닭가슴살은 담백했고, 닭다리는 쫄깃했다. 특히, 함께 들어간 대추와 인삼은 백숙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마지막 코스는 닭죽이었다. 백숙 국물에 찹쌀과 야채를 넣고 푹 끓인 닭죽은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조화로웠다. 닭고기의 깊은 풍미가 그대로 느껴지는 닭죽은,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마무리 식사로 완벽했다. 함께 제공된 김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이 모든 코스요리가 단돈 6만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성비가 훌륭했다. 4인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었고, 음식 하나하나의 퀄리티 또한 매우 높았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껏 조리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식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직접 담근 파김치는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과 함께 깊은 맛을 자랑했다. 갓김치 역시 적당히 익어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쌈 채소도 신선했고, 쌈장 또한 직접 만든 듯 깊은 맛이 느껴졌다. 반찬 하나하나에서 주인장의 손맛과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주인 부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친절한 미소와 따뜻한 배웅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대흥사를 방문하기 전후에 들러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약 시스템에 대한 부분이다. 1시간 전에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또한, 다른 테이블에 잘못 나간 음식이 우리 테이블로 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예약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3월에는 닭육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식당은 해남 여행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신선한 토종닭으로 만든 다채로운 요리들과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닭육회, 닭주물럭, 닭구이, 백숙, 닭죽으로 이어지는 코스요리는 정말 훌륭한 경험이었다. 해남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닭 코스요리를 즐기고 싶다.

식당을 나서며, 따스한 햇살 아래 펼쳐진 해남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였다. 달마산의 정기를 받아 더욱 건강해진 기분으로,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해남 맛집 탐방, 성공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