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온 연천 여행,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배꼽시계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통에, 얼른 든든하게 배를 채울 만한 곳을 찾아야 했다. 마침 눈에 띈 간판, ‘난타해물왕칼국수·쭈꾸미’. 칼칼한 해물 칼국수와 매콤한 쭈꾸미의 조합이라니,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망설일 틈도 없이 차를 돌려 가게 앞에 멈춰 섰다.
파란 하늘 아래, 흰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글씨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간판 아래 드리워진 파란색 어닝은 마치 바닷가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주차는 가게 앞 도로변에 해야 했지만, 다행히 넓은 공간 덕분에 어렵지 않게 주차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넓은 홀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해물왕칼국수, 수제비, 쭈꾸미볶음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모든 메뉴 주문 시 보리밥 공짜’라는 문구였다. 칼국수와 쭈꾸미도 먹고 싶고, 보리밥도 놓칠 수 없으니, 우리는 해물왕칼국수 2인분과 쭈꾸미볶음 2인분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둘이서 메뉴 두 개를 시켜야 하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맛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재빠르게 기본 반찬을 가져다주셨다. 김치, 물김치, 콩나물, 그리고 보리밥과 열무김치!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와 시원한 물김치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보리밥에 열무김치와 콩나물을 듬뿍 넣어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보리 특유의 톡톡 터지는 식감과 아삭한 열무김치의 조화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보리밥을 몇 번이나 리필해 먹었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물왕칼국수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가득 담긴 칼국수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바지락이 정말 산처럼 쌓여 있었다. 뽀얀 국물 위로 삐죽삐죽 솟아오른 바지락들의 향연이라니! 싱싱한 바지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해물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진하고 맑은 국물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칼국수 면발은 쫄깃쫄깃하고 탱탱했다. 면발에 국물이 잘 배어 있어, 먹을 때마다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바지락 살은 어찌나 통통하고 쫄깃한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바지락의 식감은 정말 최고였다. 솔직히 말하면, 칼국수 면에서 살짝 밀가루 냄새가 나는 듯했지만, 국물이 워낙 맛있어서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칼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쭈꾸미볶음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 위로, 하얀 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쭈꾸미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매콤한 양념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정말 ‘불맛 쭈꾸미’라는 이름에 걸맞은 맛이었다.

쭈꾸미볶음은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흰쌀밥 위에 쭈꾸미볶음을 듬뿍 올려 쓱쓱 비벼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정말 꿀맛이었다. 너무 맵다 싶을 땐, 시원한 물김치로 입안을 달래주니, 다시 쭈꾸미볶음을 먹을 힘이 솟아났다. 솔직히 말하면, 쭈꾸미가 조금 달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았다.
배가 너무 불렀지만, 쭈꾸미볶음 양념에 밥을 볶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은 쭈꾸미볶음 양념에 밥과 김가루를 넣고 쓱쓱 볶으니, 순식간에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을 숟가락으로 긁어먹는 맛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정말 배부르게, 그리고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맛까지 훌륭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수제비 가격이 5,000원, 왕해물칼국수가 8,000원으로 정말 저렴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게다가 보리밥까지 무한리필이라니, 가성비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 그리고 계산대 옆쪽에는 주방이 살짝 보였는데, 스테인리스 조리대와 각종 식기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픈된 공간은 아니었지만, 청결에 신경 쓰는 듯한 모습에서 더욱 믿음이 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라는 것과, 직원분들이 조금 바빠 보인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칼국수 면에서 살짝 밀가루 냄새가 났던 것도 조금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연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난타해물왕칼국수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맛있는 음식은 분명 당신을 만족시킬 것이다. 특히 해물칼국수와 쭈꾸미볶음, 그리고 무한리필 보리밥의 조합은 정말 최고다.
다음에 연천에 다시 오게 된다면, 난타해물왕칼국수에 또 들러 이번에는 수제비와 돈까스를 먹어봐야겠다. 그때도 지금처럼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겼다.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지는 기분이었다. 연천에서의 맛있는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한 난타해물왕칼국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