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음 가득한 고성 교암리 밥도둑, 녹원식당에서 만난 가오리찜 맛집

오랜만에 떠나온 강원도 고성. 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 그리고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역시 그 지역의 숨겨진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탐험이다.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15년 전, 우연히 들러 잊을 수 없는 맛을 경험했던 녹원식당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되었다.

푸른 하늘 아래,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녹원생선찜” 간판. 낡은 간판과 주변 풍경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묘하게 정겹다. 주변을 둘러보니 넓직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미 많은 차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주차는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주변 해변가 도로에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식당 입구에는 테이블링 기기가 놓여 있었다. 요즘 맛집들은 웨이팅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하다. 테이블링 앱으로 원격 줄서기를 걸어놓고, 주변 교암해변을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절로 평온해졌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15년 전 기억 속의 녹원식당은 가정집 같은 방이었는데, 테이블 좌석으로 바뀌어 있었다. 노포 감성은 여전했지만, 현대적인 편리함이 더해진 모습이었다. 1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작은 집은,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특히 천장이 낮아, 키가 큰 사람들은 머리를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곳곳에 붙어있는 “머리 조심” 안내문이 인상적이었다.

녹원식당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녹원식당 간판

메뉴는 가오리찜과 모듬생선찜,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등이 있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 가오리찜을 주문하려다, 다양한 생선을 맛볼 수 있다는 모듬생선찜에 눈길이 갔다. 결국 모듬생선찜 소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콩나물, 김치, 해초무침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콩나물은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있어, 찜과 함께 먹으니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생선찜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이 듬뿍 밴 생선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가오리, 대구, 가자미, 코다리 등 다양한 생선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생선뿐만 아니라, 감자와 무도 넉넉하게 들어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모듬생선찜
푸짐한 양과 매콤한 양념이 인상적인 모듬생선찜

젓가락으로 가오리 살을 살짝 발라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양념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했고, 짭짤한 맛도 느껴졌다. 천연조미료를 사용했는지, 양념이 진하면서도 전혀 텁텁하지 않았다. 맵찔이에게는 조금 매울 수도 있지만, 매콤한 맛이 오히려 입맛을 돋우어 주었다. 특히, 푹 익은 감자는 강원도 특별 감자인지, 포슬포슬하면서도 달콤했다. 무 또한 소스를 쫙 머금고 있어,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흰 쌀밥 위에 생선 살과 감자를 얹어 한 입 가득 넣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곧바로 한 공기를 더 주문했다. 멈출 수 없는 맛, 진정한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가오리찜을 시켜 먹고 있었다. 가오리찜은 뼈째 먹어도 될 정도로 부드럽다고 한다. 다음에는 가오리찜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식당 바로 앞에 있는 교암해변은, 붉은 노을로 물들어 더욱 아름다웠다. 바닷가에서 잠시 산책을 하며, 맛있는 식사의 여운을 즐겼다.

녹원식당은 오래된 노포의 정겨움과 변함없는 맛을 간직한 곳이었다. 15년 만에 다시 찾았지만, 여전히 그 맛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세월의 흔적이 더해져 더욱 깊어진 맛이었다고 할까. 고성에 간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녹원식당 대기실
쾌적한 대기 공간

총평:

* 맛: 매콤달콤한 양념이 일품인 생선찜 전문점. 가오리찜, 모듬생선찜 모두 추천.
* 가격: 가오리찜 소 50,000원, 공기밥 별도.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푸짐한 양과 맛을 고려하면 아깝지 않다.
* 분위기: 허름한 노포 분위기. 정겨운 시골집 느낌.
* 서비스: 직원분들이 친절하고, 테이블링으로 웨이팅이 가능하다.
* 주차: 주차장이 협소하므로, 주변 해변가 도로에 주차해야 한다.

팁:

* 테이블링 앱으로 미리 원격 줄서기를 하는 것이 좋다.
* 맵찔이라면, 주문 시 덜 맵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 식사 후, 교암해변에서 산책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녹원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고성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가오리찜과 오징어볶음도 맛봐야겠다.

녹원식당 내부
깔끔하게 정돈된 식당 내부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맛본 생선찜의 매콤한 맛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고성의 추억과 함께, 녹원식당의 맛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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