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렌터카에 몸을 실었다. 쨍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밖 풍경은 어느덧 완연한 가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집으로 향하는 길, 꼬르륵거리는 배꼽시계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나서는 길, 맛있는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들어가자!’ 스마트폰을 꺼내 주변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증평 읍내에 자리 잡은 한 청국장 전문점이었다. 후기를 살펴보니, 깊고 진한 청국장 맛은 물론이고, 푸짐한 인심까지 느껴지는 곳이라는 평이 자자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핸들을 돌려 증평으로 향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맛에 대한 기대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청국장을 기본으로, 제육볶음,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등 다양한 메뉴를 세트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나는 고등어조림과 청국장이 함께 나오는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색색깔의 나물 무침부터 시작해 짭조름한 간장게장, 매콤한 김치까지, 보기만 해도 입맛이 확 도는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충청도 지역에서 많이 먹는다는 삼(山)나물 무침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젓가락을 들어 조심스레 맛을 보니, 독특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곁들여 나온 쌉쌀한 궁채나물 역시 독특한 식감으로 입맛을 돋우었다.
밑반찬들을 맛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요리가 등장했다.

먼저,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의 모습이 시선을 강탈했다. 진한 된장 향과 함께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큼지막한 두부와 콩이 듬뿍 들어간 청국장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국물 한 숟갈을 떠서 맛을 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콩의 구수한 풍미와 발효된 장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짜지 않고 슴슴한 간은, 재료 본연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어서, 큼지막한 고등어 두 마리가 넉넉하게 들어간 고등어조림이 등장했다. 빨간 양념이 뭉근하게 배어 있는 고등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살점 한 조각을 떼어 맛을 보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 맛이 느껴졌다. 특히, 무와 함께 졸여진 고등어는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뜨끈한 쌀밥 위에 고등어 살점을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갓 지은 돌솥밥과 구수한 누룽지를 무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돌솥밥은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했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누룽지는 구수한 향이 일품이었다. 나는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누룽지까지 깨끗하게 해치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물음에,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특히 청국장이 정말 최고예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저희 집 청국장은 직접 띄운 콩으로 만들어서, 맛이 남다르답니다.”라며 웃으셨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돌아오는 길,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과 푸짐한 인심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낯선 곳에서 만난 따뜻한 정(情) 때문이었을까. 어느 쪽이든, 증평에서의 점심 식사는 내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다음에 또 증평을 지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청국장과 함께 제육볶음을 꼭 맛봐야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핸드폰에 이 식당에 대한 짧은 후기를 남겼다. “청국장이 정말 맛있는 충북 증평 맛집! 밑반찬도 푸짐하고, 사장님 인심도 후해서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습니다. 증평에 들르신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