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았던 경양식 레스토랑의 아련한 기억. 얇게 펴낸 돼지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낸 돈까스 위에 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나오고,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서툴게 썰어 먹던 그 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이다. 세월이 흘러 그때 그 시절의 경양식 레스토랑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 맛을 간직한 곳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수원 팔달산에 위치한 케냐라는 곳이 80년대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맛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오래된 지역 주민들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라고 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주말 아침 서둘러 수원으로 향했다.
케냐는 수원역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팔달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다소 불편하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면 매장 앞에 4~5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주말 점심시간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주차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나는 다행히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어렵지 않게 주차할 수 있었다. 매장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30분, 드디어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아프리카풍의 독특한 인테리어였다. 케냐라는 상호명처럼, 내부에는 아프리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목각 인형과 장식품들이 가득했다. 앤티크한 가구와 은은한 조명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창밖으로는 수원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뷰가 펼쳐졌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에는 푸른 하늘과 초록빛 팔달산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등 추억의 경양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 새우튀김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따뜻한 크림 스프가 먼저 나왔다. 후추가 톡톡 뿌려진 스프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어릴 적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스프를 먹으며 잠시 추억에 잠겨있으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식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는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새우튀김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샐러드와 밥, 마카로니, 콘샐러드도 함께 제공되었다. 돈까스는 얇게 펴낸 돼지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낸 후, 달콤한 소스를 듬뿍 뿌려져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소스는 새콤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함박스테이크는 소고기 함량이 높은 듯, 입안 가득 풍부한 육즙이 퍼져 나갔다. 겉은 살짝 노릇하게 구워져 있었지만,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특히, 반숙으로 구워진 계란 프라이를 얹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생선까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타르타르 소스와의 궁합이 훌륭했다. 새우튀김은 큼지막한 새우를 바삭하게 튀겨낸 것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음식을 맛보는 동안, 사장님 부부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제공되는 커피 또한 훌륭했다.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린 커피는 깊고 풍부한 향을 자랑했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 풍경을 감상하니,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케냐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잊고 지냈던 감성을 깨우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케냐를 추억의 맛집으로 꼽는지 알 수 있었다. 계산대 옆에는 손님들이 남긴 방명록 노트가 가득 쌓여 있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노트에는 케냐를 방문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추억이 담겨 있었다. 나도 짧은 글을 남기고 케냐를 나섰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케냐에서 맛본 음식과 분위기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그분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케냐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낭만이 머무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총평
* 맛: 4.5/5 – 추억의 경양식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모두 훌륭하며, 특히 소스의 맛이 일품이다.
* 가격: 3.5/5 –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음식의 양과 질, 분위기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 분위기: 5/5 – 아프리카풍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아름다운 뷰가 인상적이다. 80년대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서비스: 5/5 – 사장님 부부의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 재방문 의사: 100% –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케냐 방문 팁
* 영업시간은 매일 11:30부터 14:30까지로, 점심시간에만 운영한다.
* 13시 30분이 라스트 오더이지만, 웨이팅이 많을 경우 1시쯤에 주문을 마감할 수 있다.
* 주말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므로,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창가 자리에 앉고 싶다면, 미리 예약하거나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밥 추가는 불가능하며, 소스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 노키즈존은 아니지만, 아이를 동반한 경우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케냐 상세 정보
* 주소: 수원시 팔달구 팔달산로 14번길 22-5
* 전화번호: 031-255-0888
* 영업시간: 매일 11:30 – 14:30
* 메뉴: 정식(돈까스, 생선까스, 함박스테이크, 새우튀김),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불돈까스
* 가격대: 12,000원 – 16,000원
이미지 추가 설명
* : 컵에 콜라를 따르는 모습. 핑크색 빨대가 인상적이다.
* : 돈까스 정식의 모습. 돈까스 위에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고, 샐러드와 밥, 콘샐러드가 함께 제공된다.
* : 함박스테이크 정식의 모습. 함박스테이크 위에 계란 프라이가 얹어져 있고, 샐러드와 밥이 함께 제공된다.
* : 정식 메뉴의 전체적인 모습.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새우튀김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 : 또 다른 각도에서 찍은 정식 메뉴의 모습.
* : 돈까스 위에 소스가 듬뿍 뿌려진 모습.
* : 스프가 담긴 그릇의 모습.
* :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깍두기와 단무지의 모습.
* : 매장 내부의 모습. 테이블 간 간격이 넓고, 창밖 풍경이 아름답다.
* : 메뉴판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