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이 점점 더 푸르러지는 것을 느꼈다. 목적지는 함안에서도 이름난 맛집, ‘산인길’이었다. 평소 한정식을 즐겨 먹는 나는 이곳의 정갈한 음식과 깊은 맛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석쇠고추장불고기, 해물부추전, 옹심이칼국수… 하나하나가 다 놓치고 싶지 않은 메뉴들이었다. 결국, 세 가지 메뉴 모두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한정식집의 푸짐한 인심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석쇠고추장불고기였다. 석쇠 위에 올려진 불고기는 군데군데 살짝 그을린 자국이 있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과 함께 불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을 보면, 불고기 위에 뿌려진 깨와 송송 썰린 파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한다.

불고기를 한 점 집어 상추에 올리고, 쌈장을 살짝 얹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첫 입에 느껴지는 것은 고추장 특유의 진한 맛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은은한 불향이 풍미를 더했다. 짭짤한 맛 덕분에 밥과 함께 먹으니 최고의 조합이었다.
곧이어 해물부추전이 나왔다. 압도적인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큼지막하게 썰린 오징어가 하얗게 빛나고, 홍합과 새우가 곳곳에 박혀 있었다. 을 보면, 붉은 고추가 흩뿌려져 있어 매콤한 맛을 기대하게 만든다. 부추는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아봐야 할 정도로 해산물이 가득했다.

젓가락으로 부추전을 찢어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입안에서 바다가 펼쳐지는 듯했다.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 홍합의 담백함, 새우의 고소함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부추전이었다. 14,000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남은 것을 포장해 가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집까지 거리가 멀어 포장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마지막으로 옹심이 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옹심이와 칼국수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을 보면, 붉은 고추와 파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한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느껴졌다. 마치 잘하는 칼국수집에서 맛볼 수 있는 깊은 맛이었다.

옹심이는 쫄깃쫄깃했고, 칼국수는 부드러웠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편안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니, 영수증을 확인한 직원분께서 옥수수팥죽을 서비스로 주셨다. 달콤하고 따뜻한 팥죽은 입가심으로 완벽했다.

‘산인길’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정갈하고 깔끔한 음식들은 과식을 했음에도 속이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석쇠고추장불고기와 해물부추전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기에도,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석쇠고추장불고기는 밥과 함께 먹기에는 조금 짠 듯했다. 그리고 옹심이칼국수는 다른 메뉴들에 비해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다음에 함안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산인길’에 또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비빔밥을 먹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때는 꼭 비빔밥을 먹고, 양념을 따로 부탁드려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해서 먹어봐야겠다.

함안에서의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석쇠불고기의 향긋한 불향이 콧속에 맴도는 듯했다. ‘산인길’, 함안 지역명에서 만난 맛집에서의 추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