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장흥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장흥삼합으로 유명한 “명희네”다.
장흥에 도착하여 시장 근처에 다다르자, 붉은색 차양이 드리워진 “정남진장흥토요시장”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 활기 넘치는 시장의 입구에서부터 ‘명희네’를 알리는 큼지막한 메뉴 입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흥삼합 전문점이라는 문구와 함께,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들이 발길을 재촉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나무색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대나무 질감의 벽지가 둘러져 있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벽에는 여러 방송에 소개되었던 사진들과 메뉴판이 붙어 있어, 이 곳이 장흥의 대표적인 맛집임을 실감케 했다. 특히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되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장흥삼합이었다. 소고기, 키조개, 표고버섯의 조합이라니,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하지만 장흥에 오기 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메뉴, 바로 ‘한우 된장물회’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장흥삼합과 한우 된장물회를 모두 맛보기로 결정했다.
장흥삼합을 주문하자, 곧바로 숯불이 아닌 돌판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숯불이 아니라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돌판만의 은은한 열기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다. 곧이어, 싱싱한 소고기와 키조개 관자, 그리고 장흥의 명물인 표고버섯이 푸짐하게 담긴 접시가 나왔다.

소고기는 바로 옆 장흥축협에서 구매해야 했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와 양을 직접 골라 가져오는 시스템이었다. 살짝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신선한 고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잘 구워진 소고기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한 키조개 관자와 향긋한 표고버섯이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표고버섯 특유의 향긋함이 소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키조개의 쫄깃함이 식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갓김치와 동치미는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다. 장흥삼합을 먹는 중간중간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흥삼합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 된장물회가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된장물회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상큼해 보였다. 된장 베이스의 육수에 육회와 각종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고, 김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육회와 채소를 골고루 섞은 후, 한 입 크게 맛을 보았다.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된장의 깊은 맛과 육회의 신선함, 그리고 채소의 아삭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맛이었다. 특히 함께 나오는 해조류와 곁들여 먹으니, 바다 내음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된장물회는 묘하게 짰다. 하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시원하고 개운한 된장물회를 즐겼다. 장흥삼합으로 살짝 느끼해진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느낌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벽에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장면들이 사진으로 걸려 있었다. 1박 2일,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유명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는 것을 보니, 이곳이 정말 유명한 맛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몇몇 방문객들은 식당의 위생 상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래된 식당이라 그런지, 깔끔한 느낌은 덜했다. 그리고 일부 메뉴는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상차림비가 1인당 4,000원이라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손님이 많아서인지, 친절함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지어 식사 중에 쥐가 나타났다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는 방문객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명희네에서의 식사가 꽤 만족스러웠다. 장흥삼합과 한우 된장물회라는 특별한 메뉴를 맛볼 수 있었고, 장흥의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표고버섯의 향긋함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명희네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식당이다. 위생이나 서비스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흥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사람, 특별한 음식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특히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은 갓김치와 동치미는 꼭 맛보여 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때는 꼭 육회비빔밥도 함께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장흥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되새겼다. 장흥은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내어 장흥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다.
장흥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명희네에서 장흥삼합과 한우 된장물회를 맛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장흥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