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설렜던 순간 중 하나는, 숨겨진 여수 맛집을 찾아 떠나는 미식 탐험이었다. 화려한 해변이나 웅장한 건축물도 좋지만, 결국 여행의 기억을 가장 강렬하게 새기는 건 입 안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니까.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백반집을 꼭 방문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 바로 ‘덕충식당’이다.
이곳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가성비 끝판왕 밥집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6천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에 푸짐한 백반을 즐길 수 있다는 정보는 나의 미식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전현무계획에 나올 뻔했다는 후기는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전현무’라는 이름이 주는 어떤 무게감, 그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뻔했다는 사실은 덕충식당이 단순한 백반집 이상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여수 엑스포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덕충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 간판에 흰 글씨로 적힌 ‘덕충식당’이라는 이름은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왠지 모를 푸근함과 정겨움이 느껴졌다. 간판 옆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메뉴는 단 두 가지, 백반과 서대회무침이었다. 메뉴의 간결함에서 느껴지는 자신감, 이것이야말로 숨겨진 고수의 향기가 아닐까. 에서 볼 수 있듯, 간판 자체는 소박하지만, 그 소박함 속에 담긴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래된 식당 내부는 세련된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들이 오히려 편안함을 선사했다. 테이블은 4인 테이블 7개 정도가 전부였고,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벽에는 오래된 달력과 사진들이 붙어 있었고, 낡은 에어컨에서는 희미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할머니 집에 온 듯한 푸근한 분위기였다.
자리에 앉자, 할아버지께서 메뉴를 물으셨다. “백반 3개랑 서대회무침 하나 주세요!”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마치 오랜 단골인 양, 익숙하게 반찬을 놓아주시는 할아버지의 손길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잠시 후, 은색 쟁반 가득한 백반 한 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10가지가 넘는 반찬들과 김치찌개, 미역국까지, 6천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구성이었다. 에서 확인할 수 있듯, 쟁반 위에는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빈틈없이 놓여 있었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치찌개가 식욕을 자극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역시 김치찌개였다. 푹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시큼하면서도 칼칼한 김치찌개 국물은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돼지고기는 야들야들하게 찢어졌고, 김치는 부드럽게 씹혔다. 를 보면 김치찌개 안에 큼지막한 돼지고기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역국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뽀얀 국물에 조개가 들어간 미역국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했다. 특히 아침 식사로 먹기에 부담 없고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간장게장, 꼬막, 나물, 김치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은 모두 집에서 만든 듯한 정갈한 맛이었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게장 살은 탄력이 넘쳤고,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과 을 보면, 게장 외에도 다양한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반찬은 조금 짠 편이었고, 위생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6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반과 함께 주문한 서대회무침은 또 다른 별미였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서대회는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특히 밥에 비벼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에서 볼 수 있듯, 서대회무침은 신선한 채소와 함께 버무려져 있어 보기에도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할아버지께서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따뜻한 인사에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덕충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정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6천원의 행복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백반을 즐길 수 있는 곳, 덕충식당은 분명 여수 여행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화려한 레스토랑보다는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밥집을 선호한다면, 덕충식당을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물론, 위생에 민감하거나 특별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6천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이 모든 단점은 충분히 상쇄된다. 덕충식당은 가성비를 넘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곳이다.
덕충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여수의 정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에 여수를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덕충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서대회무침에 밥을 두 그릇 비벼 먹어야지.
여수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백반을 찾는다면, 덕충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