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으로 향하는 길, 내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며칠 전부터 SNS에서 눈여겨봤던 한 냉면집 때문이었다. 진주냉면 스타일을 낸다는 그곳은 독특한 해물 육수와 푸짐한 육전 고명으로 입소문이 자자했다. 흔히 ‘맛집’이라 불리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나에게, 새로운 맛집 탐험은 늘 가슴 뛰는 일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은 더위를 잊게 해주는 최고의 피서가 아니겠는가.
광양 락키호텔 인근 먹거리골에 위치한 식당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기 공간이었다. 넓은 공간에 편안하게 앉아 기다릴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은, 이미 이곳이 광양에서 꽤나 인기 있는 맛집임을 짐작게 했다. 대기 순번을 확인하는 모니터와 카톡 알림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세심함에서,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살펴보았다. 물냉면, 비빔냉면, 물비빔냉면 등 다양한 냉면 종류와 갈비탕, 육전, 만두 등의 메뉴가 있었다. 냉면 가격은 (중) 10,000원, (대) 12,000원. 메뉴판 사진 속 냉면 위에는 육전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육전의 고소한 향이 벌써부터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했다. 갈비탕과 소고기국밥도 궁금했지만, 오늘은 냉면 맛집에 왔으니 냉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시원한 물이 나왔다. 메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물냉면과 비빔냉면, 그리고 육전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던 냉면이 나왔다. 놋그릇에 담긴 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물냉면은 뽀얀 육수 위에 칡냉면 스타일의 굵은 면발, 육전, 오이, 배, 백김치, 계란 등 다채로운 고명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비빔냉면 역시 넉넉한 양념에 육전이 듬뿍 올려져 있었는데,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먼저 물냉면 육수부터 맛보았다. 멸치와 가쓰오부시로 맛을 낸 해물 육수라고 하더니, 정말 독특한 풍미가 느껴졌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흔히 먹는 고기 육수 냉면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었다. 해물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졌지만,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아주 잘 맞았다.
면은 칡냉면처럼 살짝 굵은 편이었다. 질기지 않고 적당히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면과 육전, 그리고 각종 고명을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양배추 백김치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번에는 비빔냉면을 맛볼 차례.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다. 면을 비빌 때마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생각보다 맵지는 않았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조화로웠다. 다만, 내 입맛에는 간이 살짝 약하게 느껴졌다. 식초를 조금 넣으니 훨씬 맛있어졌다.
비빔냉면에 올려진 육전은 물냉면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고소했다. 얇게 부쳐낸 육전은 계란옷을 입어 더욱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져 있어 먹기에도 편했다.

육전만 따로 먹어보니, 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얇고 부드러운 육전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함께 나온 양파절임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물비빔냉면은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빔냉면에 육수를 부어 먹는 스타일이었는데, 비빔냉면의 양념 맛과 해물 육수가 섞여 묘한 맛이 났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둘 다 맛있게 먹었지만, 물비빔냉면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함께 주문한 만두도 맛보았다. 큼지막한 크기의 만두는 속이 꽉 차 있었다. 만두피는 다소 두꺼운 편이었지만, 쫄깃한 식감이 괜찮았다. 만두 속은 돼지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 있어 담백하고 고소했다. 특히 만두를 찍어 먹는 초간장이 독특했는데, 간장 속에 양파가 잘게 썰어져 있어 깔끔한 맛을 더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했다. 냉면 양이 워낙 푸짐해서, 만두까지 먹으니 정말 배불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생강차와 한라봉차가 준비된 것을 발견했다. 따뜻한 생강차 한 잔을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독특한 해물 육수 냉면과 푸짐한 육전 고명은 정말 훌륭했다.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해물 육수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과, 물비빔냉면은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광양에서 특별한 냉면을 맛보고 싶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흔히 먹는 냉면과는 다른, 독특한 풍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육전은 꼭 함께 주문해서 먹어보길 바란다. 냉면과 육전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다.

돌아오는 길, 시원한 냉면 덕분에 더위도 잊고, 기분 좋게 광양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갈비탕과 소고기국밥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기 전에 냉면 맛보러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