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라베니체, 그 낭만적인 수변 상가의 밤거리를 걷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은은한 조명이 물에 비쳐 찰랑거리는 모습은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오늘 나의 발걸음을 이끈 것은 낭만이 아닌, 뱃속에서 울리는 묵직한 허기였다. SNS에서 우연히 발견한 돈까스 맛집, ‘(가게이름)’의 이름 세 글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판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정보를 입수, 레이더를 풀가동하며 가게를 찾아 나섰다. 마치 숨은 보석을 찾아 나서는 탐험가의 심정이었다.
드디어 발견한 ‘(가게이름)’. 아담한 가게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 묘하게 정겨운 분위기를 풍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나무 내음과 함께 기름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튀김기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으니, 요리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혼자 운영하시는 듯한 사장님은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메뉴는 단촐했다. 안심, 등심, 그리고 반반 세 가지. 고민 끝에 안심과 등심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반반까스를 주문했다. 곁들임 메뉴로 카레밥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놓칠 수 없어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벽면은 톤 다운된 회색 벽돌로 마감되어 있었다. 튀김기가 바로 보이는 자리는 기름 냄새가 약간 날 수 있지만, 그만큼 돈까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다. 와 3에서 볼 수 있듯이, 두툼한 돈까스가 먹음직스럽게 썰어져 철망 위에 올려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상적인 돈까스의 비주얼이었다. 밥, 미소시루, 샐러드, 그리고 돈까스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소스와 반찬들이 함께 제공되었다. 특히 트러플 소금이 눈에 띄었는데, 돈까스와의 조합이 어떨지 기대감을 자아냈다. 는 전체 상차림을 보여주는데,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든다.
젓가락을 들고, 드디어 안심 돈까스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러운 육질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이것이 진정 돼지고기인가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다음은 등심 돈까스. 안심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등심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쫄깃한 식감 또한 일품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옷은, 마치 갑옷처럼 육즙을 완벽하게 가두고 있었다.
돈까스를 맛보았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곁들임 소스와 반찬들을 공략할 차례. 먼저 트러플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트러플 향이 돈까스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흔히 맛볼 수 없는 조합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와 9에서 보이는 것처럼, 테이블에는 다양한 종류의 소금과 후추가 준비되어 있었다.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돈까스 소스에 찍어 먹으니, 익숙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돈까스 소스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알싸한 맛이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샐러드는 신선하고 아삭아삭했으며,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돈까스를 어느 정도 먹었을 때, 카레밥이 나왔다. 과 7에서 볼 수 있듯이, 밥 위에 카레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송송 썰린 파가 얹어져 있었다. 카레는 깊고 진한 맛이 났고,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카레만 따로 먹어도 맛있었지만,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은 등심 돈까스의 단면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데, 튀김옷과 고기의 완벽한 조화가 눈에 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하며, 고기는 두툼하고 촉촉하다. 이 사진만 봐도 돈까스의 맛이 상상될 정도다.
혼자서 분주하게 움직이시는 사장님은, 손님들의 테이블을 끊임없이 확인하며 부족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기셨다. 반찬이나 소스가 부족하면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해달라는 친절한 말씀에 감동받았다.
어느덧 돈까스와 카레밥을 깨끗하게 비웠다. 양이 꽤 많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배는 불렀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왜 이곳이 라베니체의 숨겨진 맛집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최상급 돼지고기를 사용하여 만든 돈까스는, 겉바속촉의 정석이었고, 다양한 곁들임 소스와 반찬들은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친절한 사장님의 서비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김포에서 일식 돈까스가 생각난다면, 라베니체의 ‘(가게이름)’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단, 주말에는 6시 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으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나 역시 조만간 다시 방문하여,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봐야겠다. 다음에는 카레 품절 전에 꼭 다시 와서 제대로 음미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