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 아래, 빗방울이 톡톡 창문을 두드리는 날이었다. 거제도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은 잿빛이었지만, 내 마음은 곧 마주할 멍게비빔밥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었다. 딸아이가 소개해 준 KT 수련관에서의 즐거운 수국 잔치 다음 날, 폭풍우를 뚫고 찾아간 곳은 바로 20년 전통의 멍게비빔밥 원조, 백만석이었다. 거제 맛집 기행의 시작을 알리는 설렘이었다.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백만석은 넓은 주차장을 자랑했다. 파란색으로 칠해진 넓은 주차장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했다. 주차를 마치고 식당 입구로 향하는데, 1층에는 다른 간장게장집이 있어 잠시 혼란스러웠다. 백만석은 2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풍겨오는 바다 내음은 나의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과 의자들은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밖에서 보았던 화려한 느낌과는 달리,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벽면에는 여러 방송에 소개된 사진들과 유명인들의 방문 흔적이 가득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멍게비빔밥이 가장 유명하다고 들었지만, 간장게장 정식도 놓칠 수 없었다. 결국 멍게비빔밥과 간장게장 리필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친절한 직원분이 밑반찬을 가져다주셨다.
밑반찬은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김치, 멸치볶음, 콩나물무침 등 익숙한 반찬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양념게장이었다. 붉은 양념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양념게장은, 마치 게 젓갈처럼 강렬한 짠맛을 자랑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멍게비빔밥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멍게비빔밥은 신선한 멍게와 김 가루, 참깨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멍게 특유의 향긋한 바다 내음이 코를 간지럽혔다. 얼른 숟가락을 들어 밥과 멍게를 골고루 비볐다.

한 입 크게 맛을 보았다. 짭짤하면서도 쌉쌀한 멍게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초장을 넣지 않고 비벼 먹으니 멍게 본연의 맛을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멍게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냈다.
멍게비빔밥과 함께 나온 대구탕은 또 다른 별미였다. 뽀얀 국물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 한 모금을 들이켜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함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대구 살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했다.
이어서 간장게장 리필 정식이 나왔다. 큼지막한 접시에 담겨 나온 간장게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얼핏 보기에 꽃게와 돌게의 중간 크기 정도 되어 보였다. 간장게장과 함께 나온 대구탕은 멍게비빔밥에 나왔던 것과 같은 뽀얀 국물이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달달한 간장게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많이 짜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게살도 부드러워 먹기 편했다. 젓가락으로 게살을 발라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일품이었다.
간장게장은 리필이 가능하다고 했다. 처음 나온 한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고, 한 접시를 더 리필했다. 두 번째 접시에도 게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하지만 두 번째 접시부터는 혀가 약간 얼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리필은 한 번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간장게장에 사용된 게의 원산지 표기가 명확하지 않았고, 김치를 비롯한 몇몇 밑반찬은 중국산이었다. 멍게비빔밥에 들어가는 멍게는 국내산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직원분께서 멍게비빔밥을 할인해 주셨다. 간장게장 무한리필을 주문하면 멍게비빔밥을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한다. 덕분에 더욱 저렴하게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백만석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멍게비빔밥은 신선한 멍게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대구탕은 시원하고 푸짐했다. 간장게장도 짜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20여 년 전의 맛을 기대하고 온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얼린 멍게를 사용하여 밥과 함께 녹으면서 향이 더욱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생 멍게를 사용하여 멍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만석은 거제포로수용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식사 후 관광하기에도 좋은 위치이다. 식당 바로 옆에는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있어, 식사 후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백만석에서 맛보았던 멍게비빔밥의 향긋함과 대구탕의 시원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제도 지역명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백만석에 들러 멍게비빔밥을 다시 맛보고 싶다.
백만석 방문 후기 요약
* 멍게비빔밥: 신선한 멍게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메뉴. 초장을 넣지 않고 먹는 것을 추천한다.
* 간장게장: 짜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 리필이 가능하다.
* 대구탕: 시원하고 푸짐한 국물 요리. 멍게비빔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든든하다.
* 위치: 거제포로수용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관광하기에 편리하다.
* 총평: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 거제도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백만석에 대한 추가 정보
* 주차: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주차하기 편리하다.
* 서비스: 직원들이 친절하다.
* 분위기: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이다.
* 재방문 의사: 멍게비빔밥이 생각날 때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
돌아오는 길, 나는 백만석에서의 경험을 되새기며 다음 거제도 여행을 기약했다. 그때는 맑은 하늘 아래, 더욱 즐거운 거제도 맛집 탐방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