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으로 향하는 아침,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어느덧 완연한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목적지는 읍내동의 작은 골목 안에 숨겨진,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영양돌솥밥. 서산에는 특별한 맛집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끌림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골목 어귀에 다다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정겹게 나를 맞이했다. 낡은 건물 외관에서 풍겨져 나오는 소박함은, 오히려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오전 10시 30분,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겨운 분위기,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보니 돌솥밥이 14,000원. 가격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찹쌀을 넣은 돌솥밥과 23가지 반찬, 그리고 게국지까지 맛볼 수 있다는 설명에 망설임 없이 돌솥밥 정식을 주문했다. 벽에 붙은 메뉴 안내에는 돌솥밥 외에도 제육볶음, 한우불고기, 굴비 등의 메뉴가 적혀 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렸다.
잠시 후, 테이블 가득 차려진 반찬들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고, 간장게장, 김치, 샐러드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마치 엄마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 같았다.

돌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찹쌀이 들어가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밥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밥만 먹어도 꿀떡꿀떡 넘어간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함께 나온 된장찌개는 구수했고, 서산의 향토 음식인 게국지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냈다. 게국지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밥과 함께 먹으니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나물 반찬들은 저자극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간이 센 전라도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굴비는 작았지만 간이 잘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영양돌솥밥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건물 자체가 오래되어 다소 소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가 모든 것을 덮어주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누룽지로 입가심을 했다. 누룽지의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에서, 이 곳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산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반찬을 더 달라고 했을 때도, 사장님은 싫은 내색 없이 푸짐하게 챙겨주셨다.

식당을 나서면서, 공영주차장 1시간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 읍내동 골목은 주차가 쉽지 않지만, 식당에서 주차권을 제공해주는 덕분에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참조)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화요일은 휴무다. 참조) 방문 전에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영양돌솥밥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푸근함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서산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어머니의 손맛을 함께 느껴보고 싶다.

서산 읍내동에서 집밥 같은 따뜻한 한 끼를 맛보고 싶다면, 영양돌솥밥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서산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음에는 서산의 또 다른 숨겨진 맛집을 찾아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