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의 아침, 왠지 모르게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이 간절했다. 충무김밥이나 꿀빵도 좋지만, 든든하게 속을 채워줄 백반집을 찾아 나섰다. 숙소 근처 서호시장에는 어떤 맛집이 숨어있을까? 스마트폰 지도를 켜고 좁은 골목길을 헤매다 보니, 저 멀리 노란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훈이시락국’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이미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기다리는 동안 흘끗 엿본 가게 안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나무 합판으로 마감된 벽과 천장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고, 테이블 대신 다찌처럼 길게 늘어선 공간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초대받아 함께 밥을 먹는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테이블 중앙에 길게 늘어선 반찬 코너였다. 10가지가 훌쩍 넘어 보이는 다양한 반찬들이 뷔페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김치, 콩나물무침, 오징어채, 계란말이, 깻잎장아찌 등 익숙한 반찬들 사이로 콩고기 조림이 눈에 띄었다.
따로국밥을 주문하고, 곧바로 반찬 코너로 향했다. 쟁반에 놓인 작은 접시에 먹고 싶은 반찬들을 조금씩 담기 시작했다. 석박지는 시원하고 아삭했고, 오징어채는 매콤하면서도 쫄깃했다. 특히 계란말이는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따로국밥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국물 위에는 부추와 김 가루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밑에 숨어있던 양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진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장어를 넣어 끓였다는 육수는 비린 맛 하나 없이 깔끔했고, 시래기는 부드럽게 씹혔다. 은은하게 퍼지는 산초 향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밥 한 숟가락을 국물에 푹 적셔, 그 위에 오징어채와 김치를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반찬들이 시래기국과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요구르트와 땅콩 카라멜을 건네주셨다. 어릴 적 동네 슈퍼에서 사 먹던 추억의 간식거리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지니, 이곳이 왜 통영 맛집으로 손꼽히는지 절로 알 수 있었다.
훈이시락국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의 식당은 아니지만, 푸근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새벽부터 정성껏 준비한 다양한 반찬들과 진한 장어 육수로 끓여낸 시래기국은 지친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통영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다만,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고 현금만 받는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좁은 공간에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가게 내부는 오래된 나무 판넬로 마감되어 있는데, 천장에는 형광등이 줄지어 달려 있어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한다. 벽에는 방문객들의 사진과 낙서가 가득 붙어 있어,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훈이시락국은 통영 서호시장의 좁은 골목길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노란색 간판에 파란색과 빨간색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인 ‘훈이시락국’이라는 상호는 멀리서도 눈에 띈다. 간판 옆에는 허영만 화백의 그림과 함께 ‘식객’에 소개되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어 더욱 신뢰감을 준다.

가게 앞에는 항상 손님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특히 아침 시간에는 더욱 붐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이시락국의 맛을 인정하고 찾는다는 증거일 것이다. 통영 여행 중 아침 식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훈이시락국에서 든든하고 따뜻한 한 끼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아침 일찍 문을 열어 서둘러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은 이곳이 통영 사람들에게 얼마나 사랑받는 곳인지 짐작하게 했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지만, 훈이시락국을 찾아오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천장은 나무로 마감되어 있고, 밝은 형광등이 줄지어 달려 있어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좁은 공간이지만, 천장이 높아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래기국은 맑은 듯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장어 육수를 사용하여 끓여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래기국과는 차원이 다른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부추와 김 가루가 듬뿍 올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럽다.
떠나기 전,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정말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통영 여행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나는 다시 한번 훈이시락국을 방문할 것을 다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통영의 따뜻한 인심과 맛있는 음식이 그리워질 때면, 언제든 훈이시락국을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