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역에서 내리자마자, 묘하게 설레는 기운이 감돌았다. 10분 남짓 걸어 도착한 곳은 낡은 듯 세련된 외관의 순천 양조장. 겉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선 탐험가 같은 기분으로 문을 열었다.
순천 양조장은 local microbrewery의 tap house로, 양조장은 여기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1층은 주문을 받는 공간과 몇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2층은 단체 손님이나 커플,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공간으로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다. 3층은 홀 대관 공간이라고 하니, 궁금한 마음에 살짝 구경해봐도 좋을 듯하다. 1층에서 주문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힙한 감성이 물씬 느껴졌다. 낡은 건물의 뼈대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트렌디한 조명과 가구들을 배치해,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넓은 공간은 힙하게 꾸며져 있었고, 1층과 2층은 물론 야외 테이블까지 갖춰져 있어 다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낡은 농협 창고를 개조한 브루웍스 카페와 폐건물을 활용한 양조장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 순천만의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어떤 맥주를 마실까 고민하다가, 4종 샘플러를 주문했다. Hazy IPA, Session IPA, Stout 등 자체 양조한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순천특별시, 순천만, 낙안읍성 등 순천의 지명을 딴 맥주 이름에서 센스가 돋보였다. 맥주 맛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어, 취향에 맞는 맥주를 고르기에도 편리했다.

맥주를 기다리는 동안, 2층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과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4종 샘플러가 나왔다. 잔마다 다른 색깔의 맥주가 담겨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4가지 맥주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월등 복숭아로 만든 맥주였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복숭아 향이 정말 황홀했다. 마치 리얼 복숭아 주스를 마시는 듯 달콤하면서도, 맥주 특유의 쌉쌀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다른 에일 맥주들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서, 질릴 틈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맥주와 함께 곁들일 메뉴로 크레거버거를 주문했다. 크레거버거는 순천 양조장에서 콜라보를 진행하는 샵인샵 브랜드라고 한다.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왜 이곳이 순천에서 가장 유명한 수제 버거집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육즙 가득한 패티와 신선한 채소, 그리고 특제 소스의 완벽한 조화! 최근에 방문했던 청담동 유명 수제 버거집보다 훨씬 맛있었다.

수제버거 외에도 스크램블 버거 또한 부드러운 스크램블과 패티의 조화가 훌륭하다는 평이 많다. 소시지 플레이트 역시 구운 야채와 감자가 함께 제공되어 맥주 안주로 제격이라고 한다. 윙봉은 내가 좋아하는 살찌는 맛이라니, 다음 방문 때 꼭 먹어봐야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1층으로 내려와 계산을 하려는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브루웍스 커피숍이 눈에 들어왔다. 수제맥주 매장과 커피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다음에는 브루웍스 커피숍에서 커피도 한잔 마셔봐야겠다.

순천 양조장은 낮에는 외부 폐공장 분위기의 정원에서 식사를 즐기기에 좋고, 밤에는 건물 내에서 분위기를 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팜파스 그라스가 심어진 야외 공간은 완벽한 레트로풍 분위기를 연출한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햄버거 단품 가격이 9천 원부터 시작하는 다소 높은 가격대라는 점, 그리고 콜라가 미지근하게 제공된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감자튀김은 평범하고 케첩 외에 다른 소스가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또한, 매장이 3층까지 있는데 전체적으로 소리가 울려 다소 시끄럽게 느껴질 수 있다.
순천 양조장은 평소 수제 맥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다양한 종류의 에일 맥주를 맛볼 수 있으며, 맥주 맛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제공되어 취향에 맞는 맥주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순천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맥주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순천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순천 양조장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힙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수제 맥주와 버거를 즐기며, 순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특히 저녁에 방문하여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은은한 조명 아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맥주 한 잔 기울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순천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미식 경험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꼭 다른 종류의 맥주와 메뉴들을 맛보러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팜파스 그라스가 흩날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셔야지. 순천 맛집 탐험, 다음 여정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