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지 어언 5개월. 낯선 동네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시간이었다. 그러다 문득, 집 앞을 지날 때마다 항상 북적이던 한 고깃집이 눈에 밟혔다. 간판에는 ‘뒷고기’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특수부위 전문점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쉽사리 발길이 향하지 않았지만, 오늘따라 묘한 이끌림에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드디어 나도 동네 맛집 탐험에 나선 것이다.
가게 문을 열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웃음꽃이 피어 있었고, 맛있는 고기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깨끗한 식기들이 눈에 띄었다.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OPEN’ 간판처럼, 가게는 손님들을 향해 활짝 열려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뒷고기, 뽈살, 껍데기 등 다양한 특수부위들이 침샘을 자극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뒷고기와 껍데기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테이블이 풍성하게 채워졌다. 콩나물 무침, 김치, 쌈 채소 등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식욕을 돋우었다. 특히,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뜨끈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계란찜은, 매콤한 고기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뒷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홍빛 색깔이 신선함을 증명하는 듯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퍼져 나갔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빠르게 구워, 첫 점을 입에 넣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혀를 감쌌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신선한 고기만을 엄선한다는 사장님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주문한 껍데기는 칼집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불판에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껍데기 특유의 쫀득함과 고소함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특히, 콩가루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자아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사장님께서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부족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혹시 라면이나 밥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라는 따뜻한 말씀에 감동받았다. 이곳은 라면과 공기밥이 무제한으로 제공된다는 사실! 게다가 라면은 기계로 끓여주기 때문에, 면발이 꼬들꼬들하고 더욱 맛있었다.

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 버섯도 빼놓을 수 없었다. 큼지막한 새송이버섯을 통째로 구워, 먹기 좋게 잘라 먹으니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쫄깃한 버섯의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고기와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라면 기계에서 갓 끓여낸 라면은, 꼬들꼬들한 면발이 살아있었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은 기름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라면과 함께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가게 내부를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친구들끼리 온 손님, 그리고 혼자 고기를 즐기러 온 손님까지,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넉넉한 테이블 간격 덕분에, 옆 테이블 손님들과 부딪힐 걱정 없이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벽면에 붙어 있는 메뉴판에는 다양한 부위의 고기 사진과 함께, 각 부위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특히, ‘등심 덧살’에 대한 설명이 눈에 띄었다. 돼지 한 마리당 약 400g 정도만 생산되는 희소 부위라는 점,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키는 지놀레산 함량이 풍부하다는 점 등 흥미로운 정보들이 가득했다 .

어느덧 배는 불러왔지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한 점까지 야무지게 먹고 나서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자, 사장님께서 밝은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기분 좋게 저녁 식사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사장님께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 덕분에, 정말 기분 좋은 고령에서의 저녁 식사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훈훈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었던 곳. 앞으로 나의 단골 맛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뽈살과 다른 특수부위에도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잊지 않고 계란찜도 꼭 추가해야지. 이 동네로 이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곳. 신고령 뒷고기는 단순한 고깃집이 아닌, 서구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공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