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낙이 온다는 부산 서면, 이재모피자에서 맛보는 추억의 맛집 향수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기도 전에 발걸음은 자연스레 서면으로 향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오직 한 곳, 소문으로만 듣던 이재모피자였다. 부산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30년 세월을 굳건히 지켜온 피자 맛집이라니, 그 맛이 얼마나 특별할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서면 거리를 활보했다.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이재모피자 서면점.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30~40분 정도의 웨이팅은 감수해야 했다. 대기 공간이 사라지고 캐치테이블로 예약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주변을 둘러보니, 90분에서 150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에 잠시 망설였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할 수 없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3층까지 있는 매장은 생각보다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았다. 패드로 간편하게 주문을 마치니, 1층에서 서빙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모습이 신기했다. 나는 이재모피자의 시그니처 메뉴인 치즈 크러스트 피자와 오븐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갈릭 소스를 추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페퍼로니와 고기가 토핑된 이재모 피자의 모습
페퍼로니와 고기가 듬뿍 올라간 이재모 피자.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치즈 크러스트 피자가 눈 앞에 나타났다.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을 실제로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도우 위에, 임실 치즈가 아낌없이 듬뿍 올라가 있었다. 토마토 소스는 시판용이 아닌 직접 매장에서 졸여서 만든다고 한다. 한 조각을 들어 올리니, 고소한 치즈 향이 코를 자극했다.

첫 입을 베어 무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치즈의 풍미에 눈이 번쩍 뜨였다. 마치 치즈 쌈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얇은 도우는 마치 마분지처럼 느껴질 정도였지만, 오히려 치즈와 토핑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토마토 소스는 직접 만든 듯, 시판 소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이재모피자의 치즈는 정말 특별했다. 느끼함 없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별점이었다. 치즈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주는 인심 덕분에, 마지막 한 입까지 풍성한 치즈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페퍼로니와 불고기가 반반 토핑된 피자
페퍼로니와 불고기가 반반 올라간 피자. 두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함께 주문한 오븐 스파게티 또한 훌륭했다. 뜨겁게 달궈진 무쇠 팬에 담겨 나온 스파게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스파게티 면 위에도 어김없이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포크로 돌돌 말아 한 입 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치즈의 고소함과 토마토 소스의 새콤달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어느새 피자 두 조각과 스파게티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피자 세 조각을 포장해서 숙소로 가져왔다. 포장도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숙소에 도착해서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먹으니, 매장에서 먹던 맛 그대로였다.

이재모피자는 마치 ‘마! 이기 피자의 근본이다!!!’ 라고 외치는 듯한 맛이었다. 각종 프랜차이즈 피자에 길들여진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는, 나대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피자 맛의 정석이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아니었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음료 리필이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최근에 방문했을 때는 대기 공간이 없어져서 불편했다는 점이다. 또한, 일부 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이재모피자의 맛은 충분히 훌륭했다.

피자와 함께 제공되는 피클과 소스
피자와 함께 제공되는 피클과 소스.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재모피자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훌륭한 맛까지, 모든 것을 갖춘 곳이었다. 특히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부산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부산 여행 때도, 이재모피자는 나의 필수 코스가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문득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먹던 피자 맛이 떠올랐다. 그때는 흔한 프랜차이즈 피자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또한 소중한 추억이었다. 이재모피자는 단순히 맛있는 피자를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었다.

페퍼로니, 양파 등이 토핑된 이재모 피자
페퍼로니, 양파, 버섯 등이 조화롭게 토핑된 이재모 피자의 모습.

혹자는 이재모피자의 웨이팅 시간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기다림 끝에 맛보는 이재모피자의 맛은, 그 어떤 피자보다 특별하다고. 특히 옛날 스타일 피자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부산 서면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재모피자를 방문해보자. 당신의 입 안 가득 행복이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재모 피자 서면점 간판
이재모 피자 서면점의 간판. Since 1992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나는 다음에도 부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이재모피자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김치볶음밥도 꼭 먹어봐야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 맛있는 피자를 나누어 먹어야겠다.

배달 포장된 이재모 피자
숙소에서 즐기기 위해 포장해 온 이재모 피자. 식어도 맛있다.
다양한 토핑이 올라간 이재모 피자
다채로운 토핑이 어우러진 이재모 피자의 비주얼.
김치 볶음밥
이재모 피자의 숨은 메뉴, 김치볶음밥. 다음 방문 때는 꼭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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