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푸른 바다를 뒤로하고 서울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미시령 옛길을 넘어가기로 했다. 구불거리는 길은 조금 멀었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핸들을 잡았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배꼽시계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통에, 주변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때 눈에 띈 것이 바로 용대리의 황태국밥이었다.
용대리,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깊은 산 속의 정취가 느껴지는 곳. 맑은 공기와 함께 황태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용바위 식당’이었다. 1977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다. 식당 입구에는 험준한 산세를 닮은 듯한 용 조각상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마치 이 곳에서 맛보는 황태 요리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묵묵히 웅변하는 듯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강릉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자리를 찾아 앉기도 전에,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메뉴를 안내해 주셨다. 메뉴판에는 황태국밥, 황태구이정식, 메밀전병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지만, 나의 선택은 단연 황태구이정식이었다. 황태국밥과 황태구이를 모두 맛볼 수 있다는 매력적인 구성에 이끌렸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황태의 효능과 관련된 정보들이 적혀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유명인들의 방문 흔적이 가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사진이었다. 강원도의 자랑인 황태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식당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태구이정식이 나왔다. 테이블 위는 순식간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로 가득 채워졌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황태구이와 뽀얀 국물의 황태국밥, 그리고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마치 잘 차려진 한정식처럼,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듯했다.
먼저 황태구이부터 맛보았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조심스럽게 떼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황태의 깊은 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황태의 식감 또한 일품이었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황태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뼈를 발라낸 덕분에 먹기도 편했다.

다음으로 황태국밥을 맛볼 차례. 뽀얀 국물 위에는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황태 특유의 시원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국물은 맑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인 사골 육수처럼 진하고 깊은 맛이었다.
국밥 안에는 황태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부드러운 황태 살은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밥 한 공기를 국밥에 말아, 김치 한 조각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황태 국물의 풍미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젓갈과 김치는 황태국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황태국밥의 시원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따뜻한 대추차를 내어주셨다. 일반적으로 많이 마시는 달콤한 대추차가 아닌, 은은한 대추 향이 느껴지는 구수한 차였다.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니,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식당 한켠에는 황태 직판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다양한 황태 관련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통황태, 황태채 등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직접 손질한 황태채도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도 저렴해서 선물용으로 몇 개 구입했다.
용대리에서 맛본 황태국밥은 정말 특별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힐링 푸드였다. 미시령 옛길을 넘어가는 길에 우연히 들른 곳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준 곳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용바위 식당에서의 기억을 되새겼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만큼이나 깊고 진한 황태국밥의 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 다시 강릉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황태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싶다. 그때는 메밀전병도 함께 맛봐야겠다.

여행 팁: 용바위 식당은 미시령을 넘어 속초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인제에서 미시령을 넘어 속초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속초에서 인제로 이동하는 여행객들에게 훌륭한 식사 장소가 될 것이다.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몰려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식당 한켠에서 판매하는 황태 관련 제품들은 선물용으로도 좋으니, 잊지 말고 둘러보자.

용바위 식당에서 맛본 황태국밥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정겨운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혹시 미시령 옛길을 지나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 황태국밥의 깊은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