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영도 돼지국밥 맛집, 옥이네집에서 만난 푸근한 인심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어왔던 옥이네 국밥집, 드디어 그 문턱을 넘어섰다. 국밥을 즐기지 않는 어머니를 설득해 함께 나선 길이었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낡은 간판 아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옥이네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인 “돼지국밥”이라는 단어가 정겹게 다가왔다.

옥이네집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옥이네집 외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벽에는 빛바랜 메뉴판과 손글씨로 적힌 메뉴가 붙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정갈하게 놓인 수저통과 냅킨이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간 시간이었지만, 이미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주변 공장에서 일하는 듯한 작업복 차림의 손님들이 특히 많아 보였다. 나는 국밥 하나와 수육백반 하나, 그리고 여름 특선 메뉴인 물회를 하나씩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뽀얀 국물에 부추가 듬뿍 올려진 국밥,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 그리고 붉은 양념이 식욕을 자극하는 물회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1년에 철마다 생선회무침 종류가 바뀌는데 여름엔 성대라는 생선을 쓴다고 한다.

푸짐한 수육백반 한상차림
푸짐한 수육백반 한상차림

먼저 국밥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뽀얀 사골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국밥 안에 들어있는 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어머니도 국밥을 몇 년 전에 처음 드셔보셨다는데, 옥이네 국밥은 맛있다며 연신 칭찬하셨다.

수육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촉촉하게 잘 삶아진 수육은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수육 본연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고, 새우젓을 살짝 올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졌다. 양념된 마늘을 곁들여 먹으니 알싸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촉촉한 수육
윤기가 흐르는 촉촉한 수육

물회는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여름에만 맛볼 수 있다는 성대 물회는, 뼈가 살짝씩 씹히는 독특한 식감이 재미있었다. 다만, 물회는 직접 제조해야 했는데, 솜씨가 부족한 탓인지 완벽한 맛을 내지는 못했다. 다음에는 꼭 국밥을 시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밥을 먹는 방법도 다양하게 시도해봤다. 처음 1/3은 국물 그대로의 맛을 음미하고, 다음 1/3은 부추와 양념 마늘을 듬뿍 넣어 먹었다. 마지막 1/3은 밥 한 숟가락에 새우젓 한 젓가락, 깍두기 한 숟가락을 올려 양념 다대기를 넣어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밥이 찰기가 없는 흑미밥이라는 점이었다. 조금 더 좋은 쌀을 사용하면 더욱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착한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배추김치가 너무 익어서 아쉬웠고, 깍두기는 덜 익어서 조금 아쉬웠다.

가게 내부는 오래된 노포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최근 유행하는 트렌디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오히려 이런 허름한 분위기가 옥이네집만의 매력이었다. 벽돌로 마감된 벽면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창틀,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가 정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화장실은 실내에 있었지만, 남녀 공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조금 불편했다.

국밥과 수육, 김치의 조화
국밥과 수육, 김치의 조화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설 때쯤에는 손님들이 더욱 많아져 만석이었다. 젊은 사람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옥이네 국밥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옥이네집은 영도 해동병원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골목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아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주변에 알아서 주차해야 한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옥이네집에서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푸근한 인심도 느낄 수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셨고, 마치 가족처럼 살갑게 대해주셨다. 특히, 오후 3시쯤에 방문하면 가장 맛있는 저녁 수육을 맛볼 수 있다는 귀띔도 해주셨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미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정겨운 분위기의 가게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가게 내부

옥이네 국밥집은 부산 돼지국밥 중 최고라고 생각될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유지되는 국밥은,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은 옥이네집의 큰 매력 중 하나였다.

나는 옥이네집이 TV나 유튜브에 소개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야 내가 편안하게 옥이네 국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멀리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영도 근처에 숙박하거나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노스하버호텔에 숙박한다면,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더욱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흑판에 적힌 메뉴와 가격
흑판에 적힌 메뉴와 가격

다만, 깨끗한 환경을 기대한다면 옥이네집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오래된 노포이기 때문에, 위생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덮을 만큼 옥이네 국밥은 맛과 정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나는 옥이네 국밥집을 주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추천한다. 영도에서 맛있는 국밥과 따뜻한 인심을 느끼고 싶다면, 옥이네집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옥이네집의 푸짐한 수육백반은, 7천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특히, 비계와 살코기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만약 살코기만 좋아한다면, 옥이네집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돼지머릿고기 수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옥이네집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OPEN이라고 적힌 빛바랜 간판
OPEN이라고 적힌 빛바랜 간판

다음에는 꼭 옥이네집에서 저녁에 소주 한잔 기울여봐야겠다. 수육에 소주 한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옥이네집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옥이네집 앞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옥이네 국밥 한 그릇에 든든해진 배만큼이나, 마음 또한 따뜻함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바로 옥이네집이 주는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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