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을 울리는 철판요리 향연, 분당 ‘페삭’에서 맛보는 특별한 가족 외식 맛집

예약 전화 너머 들려오는 “죄송합니다, 고객님. 원하시는 날짜는 이미 예약이 마감되었습니다.” 라는 말에 얼마나 좌절했던가. 작년 아내 생일에는 발길조차 들일 수 없었던 ‘페삭’.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한 달 전부터 전화기를 붙잡고 늘어진 끝에 드디어 예약에 성공했다. 수내역 인근, 마세라티 매장이 있는 독특한 구조의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그곳. 건물 자체가 오래된 느낌은 있지만, 왠지 모르게 숨겨진 보물을 찾아가는 듯한 설렘을 안겨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가벼운 목조 인테리어와 코를 찌르는 버터 향이 풍겨왔다. 이미 후각은 ‘페삭’의 매력에 깊숙이 빠져버린 듯했다. 100% 예약제, 그것도 한 타임에 단 한 팀만 받는 프라이빗한 철판요리 전문점이라는 점이 더욱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6시 10분, 디너 2부 타임으로 예약된 우리 가족 4명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화려한 불쇼
눈 앞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불쇼는 ‘페삭’의 또 다른 볼거리다.

따스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한 셰프는 능숙한 솜씨로 철판을 달구기 시작했다. 첫 번째 코스는 당근, 아스파라거스, 표고버섯 구이. 와인과 버터 소스가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야채 특유의 향긋함이 코를 간지럽혔다. 셰프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야채를 구워 접시에 담아주며, 재료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잊지 않았다. 특히, 기름 듬뿍 뿌려 구운 표고버섯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자, 다음은 가리비 관자입니다. 위에 캐비어를 살짝 올려 드릴게요.” 셰프의 말과 함께 큼지막한 가리비 관자가 철판 위에 올려졌다. 순식간에 구워진 관자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그 위에 올려진 캐비어는 짭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풍미를 더했다. 입안에서 터지는 캐비어의 향은 가리비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가리비 관자와 캐비어
신선한 가리비 관자와 캐비어의 만남은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다음은 제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랍스터 코리 구이입니다!” 셰프의 호탕한 외침과 함께 화려한 불 쇼가 시작되었다. 랍스터를 향해 솟아오르는 불길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잠시 후, 셰프는 먹기 좋게 손질된 랍스터를 우리 앞에 놓아주었다. 랍스터는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불 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랍스터 살이 어찌나 크고 신선한지,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정말이지, 내가 먹어본 랍스터 구이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트러플이 올라간 계란말이
마무리로 제공되는 계란말이에는 고급 트러플이 아낌없이 올라간다.

다음 코스는 부드럽게 간 푸아그라찜을 타르트처럼 만든 요리. 푸아그라 특유의 녹진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느끼함은 전혀 없이, 마치 고급 크림치즈를 먹는 듯한 고소함이 느껴졌다. 이어서 등장한 메인 요리는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 일반 소고기에 비해 훨씬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셰프는 스테이크와 함께 먹을 숙주도 철판에 볶아 함께 내어주었다.

마지막 코스는 오징어 먹물로 지은 밥을 각종 야채와 함께 철판에 볶아 만든 볶음밥. 셰프는 밥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볶아주었고, 곁들여 먹을 계란말이와 된장국까지 준비해주었다. 특히, 계란말이에는 트러플을 갈아 올려 그 풍미를 더했다. 오징어 먹물 볶음밥은 살짝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셰프는 끊임없이 유쾌한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 덕분에, 식사 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었고, 덕분에 우리 가족은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요리하는 셰프
요리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만들어주는 셰프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페삭’에서는 세계 3대 진미라는 푸아그라, 캐비어, 트러플을 모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셰프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식재료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요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의 설명은 음식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1시간 남짓한 코스 요리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 먹고 나니 배가 엄청 불렀다. 인당 9만 8천 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특별한 재료들로 구성된 철판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건물 자체가 조금 낡았다는 것과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페삭’의 훌륭한 음식과 서비스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어떤 사람들은 버섯 구이, 볶음밥 등의 요리가 다른 훌륭한 구이류에 비해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몇몇 방문객들은 음식의 간이 다소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는 셰프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오징어 먹물 볶음밥
마지막을 장식하는 오징어 먹물 볶음밥은 특별한 풍미를 선사한다.

‘페삭’은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셰프의 유쾌한 입담과 훌륭한 음식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부모님 생신이나 가족 외식 장소로 강력 추천한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랍스터를 추가 주문해서 마음껏 즐겨봐야겠다.

‘페삭’을 나서며, 나는 왠지 모를 아쉬움과 함께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예약하기 힘들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분당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페삭’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단, 예약은 필수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푸아그라찜 타르트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푸아그라찜 타르트는 ‘페삭’의 대표 메뉴 중 하나다.

돌아오는 길, 아내는 연신 “정말 맛있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 역시 ‘페삭’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 기념일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갈까?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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