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마산 어시장 근처 골목길을 헤매다 발견한 작은 간판, ‘참전통한식’. 왠지 모르게 이끌려 가게 문을 열었다. 좁은 골목길, 어둠을 뚫고 나타난 한 줄기 빛처럼,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발길을 붙잡았다.
가게 앞에는 이미 7팀이나 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간이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왁자지껄한 시장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뒤섞여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30분 넘게 기다린 끝에 드디어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느라 살짝 지쳐있었는데, 따뜻한 온기와 맛있는 냄새가 피로를 잊게 해줬다.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테이블은 열댓 개 정도. 벽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유명인들의 사인이 담긴 액자들이 눈에 띄었다.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활기찼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힐끗 보니,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 정식이 9,000원, 석쇠불고기가 13,000원.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숭늉과 부추전, 계란찜이 나왔다. 기다림에 지친 손님들을 위한 작은 배려일까. 바삭한 부추전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부드러운 계란찜은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특히 숭늉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어 추위를 잊게 해주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만족감이 차올랐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요리가 나왔다. 된장찌개 2인분과 석쇠불고기 한 접시.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다. 쟁반 가득히 담긴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나물, 김치, 멸치볶음 등 다양한 반찬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준 따뜻한 집밥을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먼저 된장찌개부터 맛을 봤다. 깊고 진한 된장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졌다. 두부, 호박, 양파 등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약간 짠 듯했지만, 밥과 함께 먹으니 딱 좋았다. 된장찌개는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다음은 오늘의 주인공, 석쇠불고기. 석쇠 위에서 구워져 나온 불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은은하게 풍기는 불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달콤 짭짤한 양념과 불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석쇠불고기는 정말 밥도둑이었다.

상추에 밥과 석쇠불고기, 마늘,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톡 쏘는 마늘의 알싸함과 달콤한 석쇠불고기가 어우러져 입 안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듯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 잡채, 김치 등도 하나하나 훌륭했다. 특히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잡채는 쫄깃하면서도 달콤했다.

순두부찌개도 빼놓을 수 없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들었다. 몽글몽글한 순두부는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계란찜을 함께 내어주는 센스도 돋보였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배가 불렀지만, 맛있는 음식을 남길 수 없어 숟가락을 놓지 못했다. 결국 밥 한 공기를 더 시켜 깨끗하게 비워냈다. 오랜만에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주변 마트나 스타벅스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웨이팅은 필수.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곳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벽에 붙어있는 사인들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겠지. 나 역시 그들처럼, 참전통한식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기분 좋게 돌아간다. 마산에 다시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참전통한식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정(情)이 넘치는 공간이었다. 푸짐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마산에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석쇠불고기는 꼭 맛봐야 할 메뉴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풍기는 석쇠불고기 향이 자꾸만 입맛을 다시게 했다. 오늘 저녁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산 어시장의 숨은 보석, 참전통한식.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남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