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향한 곳은 의성IC 근처에 자리 잡은 ‘서울깍두기’였다. 엠스클럽, 파라지오 골프장을 찾는 이들에게 입소문 난 맛집이라는 이야기에 반신반의하며 도착했지만, 넓은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들로 북적였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밝게 빛나고 있었고, 벽에는 메뉴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식당이었지만, 묘하게 풍기는 ‘맛집’의 기운에 기대감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갈비탕, 곰탕, 돼지찌개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곰탕과 갈비탕이 주 메뉴라는 정보가 있었지만, 메뉴판에는 의성 마늘 돼지찌개, 고추장 돼지 불고기 같은 메뉴도 적혀 있었다.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결국 골프장에서 힘을 뺀 탓인지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 갈비탕을 주문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갈비탕을 먹고 있었고, 그 모습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갈비탕이 눈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고, 갈비의 푸짐한 양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밥과 함께, 테이블 위는 순식간에 푸짐한 한 상 차림으로 변신했다.

가장 먼저 국물 한 모금을 맛보았다.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제대로 우려낸 깊은 맛에, 라운딩으로 지친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묘하게 느껴지는 살짝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좋았다. 사실, 갈비탕 국물 베이스가 살짝 매콤하게 느껴지는 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운맛을 즐기는 편이라, 오히려 깔끔하고 개운한 느낌을 받았다.
갈비는 어찌나 푸짐한지, 젓가락으로 들기에도 묵직했다. 푹 삶아져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었고, 부드러운 살코기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갈비에 붙어있는 쫄깃한 껍데기 부분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이 집의 숨은 공신은 바로 깍두기와 김치였다. 적당히 익은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김치 역시 깊은 감칠맛으로 탕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탕 한 입, 김치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이승엽 선수가 즐겨 찾는 식당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크게 맛있지는 않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어쩌면, 골프장에서의 힘든 라운딩 후 먹는 식사라 더욱 맛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주변을 둘러보니, 골프복을 입은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도 나처럼 라운딩 후 식사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겠지.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당 내부가 다소 정신없는 분위기였다. 단체 손님들의 끊임없는 대화 소리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 조용한 식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이런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탕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곰탕의 육수가 프림을 탄 듯 흰색을 띤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실제로 보지는 못해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맑은 육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깍두기’는 의성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푸짐한 양과 가성비는 이곳의 큰 장점이다. 시골의 푸짐함이 느껴지는 음식은, 언제나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해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문득 예전에 도리원에서 먹었던 갈비탕 맛이 떠올랐다.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랄까. 어쩌면, ‘서울깍두기’의 갈비탕은 내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에는 돼지찌개나 고추장 불고기를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울깍두기’를 나섰다. 엠스, 파라지오 골프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한번쯤 들러봐도 좋을 의성 맛집이다. 굳이 멀리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에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갈비탕과 깍두기의 조합은 강력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갈비탕 한 그릇에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맛있는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마법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깍두기’에서의 식사는, 그런 마법을 경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