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근교로 드라이브를 떠나는 날, 목적지는 맛있는 점심 한 끼였다. 소쇄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향한 곳은 나전칠기 인테리어로 유명한 고서회관. 2년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시골에 있을 법한 예쁜 식당, 그곳에서 어르신들이 식사하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게 느껴진다. 오늘은 그 정겨움을 나도 느껴보리라 다짐하며, 고서의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육회 맛집으로 향했다.
식당 입구에 다다르니, 과연 소문대로 사람이 많았다. 4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다른 식당도 상황은 비슷할 것 같아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입구 지붕 위에 말벌이 집을 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인에게 알려줘야 하나 고민했지만, 괜한 오지랖일까 싶어 조용히 참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섰다.

식당 내부는 나전칠기 가구와 앤티크한 소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20대들이 박남정의 노래를 들으며 뉴트로 감성을 느끼러 오는 곳이라는 평이 딱 들어맞았다. 어르신들과 젊은 사람들이 섞여 식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메뉴는 국산 한우 묵은지 비빔밥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생비빔밥과 익힘 비빔밥, 그리고 고기 육전을 주문했다. 둘이 가면 나전칠기 밥상에는 앉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니, 격식 있는 자리에 참석하는 여성분들은 양말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기본 반찬은 비빔밥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나물 종류로, 처음에는 소량씩 제공된다. 부족하면 셀프 코너에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비대면 주문을 하는 방식이 편리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회비빔밥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육회비빔밥은 신선한 육회와 톡 터지는 노른자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참깨가 솔솔 뿌려진 육회의 붉은 빛깔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신선함이 일품이었다.

육회 양이 넉넉해서 좋았지만, 고기가 조금 질기다는 점은 아쉬웠다. 몇몇 리뷰에서 수입산 고기 같다는 평이 있었는데, 그 때문일까. 하지만 육회의 신선함은 분명히 느껴졌다. 함께 나온 미역국은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멸치 육수 특유의 시원함과 감칠맛이 느껴지는,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미역도 부드럽고, 고기도 듬뿍 들어가 있어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육전. 얇게 저민 소고기에 계란 옷을 입혀 노릇하게 구워낸 육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함께 제공된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육전에서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고기의 부드러움도 살아있었다. 하지만 육전 전문점에서 먹던, 깊은 풍미는 덜했다. 곁들여 나온 반찬들은 비빔밥과 함께 먹기에 좋았다. 콩나물, 묵은지, 깻잎 장아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맛이었다.

고서회관에서는 일반 육회비빔밥 외에도 김치 육회비빔밥을 판매한다. 김치 육회비빔밥에는 다른 야채는 없이 김치만 들어가 있다고 하니, 주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나는 기본 육회비빔밥을 먹었지만, 다음에는 김치 육회비빔밥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또한, 익힘 비빔밥도 판매하고 있어 육회를 못 먹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손님들은 익힘 비빔밥을 시켜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요구르트 한 병을 서비스로 제공해 주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달콤한 요구르트는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1인당 12,0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과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다만, 점심시간에만 영업한다는 점과,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서회관에서는 육회비빔밥과 육전 외에도 애호박찌개를 판매한다. 푸짐한 시골 밥상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지만, 애호박찌개는 해장하기에 좋은 맛이라고 한다. 처음 먹을 때는 감탄하면서 먹었지만, 다 먹고 나니 고추장 찌개라 텁텁한 느낌이 있었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애호박, 두부, 돼지고기 등이 듬뿍 들어간 애호박찌개는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뚝배기에 담겨 나와 오랫동안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는 육전에서 기름 쩐내가 난다는 평이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그런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을 데워서 주는 듯한 느낌은 있었다. 또한, 식당 규모에 비해 직원이 많아 혼잡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좌식 테이블이라 불편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특히 여름에는 맨발로 다니는 손님들이 많아 위생적으로 신경 쓰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서회관은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와, 신선한 육회비빔밥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고 가면 좋아하실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식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서회관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근처 소쇄원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고서회관은 광주 근교 맛집으로, 특히 육회비빔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뉴트로 감성을 느끼며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고서회관을 방문해보자.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에도 광주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한번 고서회관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김치 육회비빔밥과 애호박찌개도 맛봐야지.

총평: 고서회관은 레트로 감성과 맛있는 육회비빔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육회비빔밥의 육질이 조금 질기다는 점은 아쉽지만, 신선한 육회와 깊은 맛의 미역국은 훌륭하다. 육전은 평범한 맛이지만,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하다. 식당 분위기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앤티크한 스타일이며, 젊은 사람들에게는 뉴트로 감성을 선사한다. 광주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고서회관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