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의 마지막 밤, 모닥불 앞에서 나누던 이야기들은 텐트 밖의 어둠처럼 깊어졌다. 아침 햇살에 눈을 떴을 때, 숲의 향기는 밤새도록 묵었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아쉬워 가평 지역에서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로 했다.
캠핑 장비를 정리하고 차에 오르니,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뭐 먹을까?” 라는 질문에 여기저기서 닭갈비, 막국수, 감자전 등 다양한 메뉴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 이 모든 걸 만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가자!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만찬 장소를 찾아 나섰다.
네비게이션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아담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닭갈비 전문점이었다. 간판에는 커다랗게 ‘춘천 닭갈비’라고 쓰여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곳만의 특별한 맛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더했고, 창밖으로는 가평의 아름다운 산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닭갈비와 막국수는 당연히 주문해야 할 메뉴였고, 감자전과 아이들을 위한 주먹밥도 눈에 띄었다. 우리는 닭갈비 2인분, 닭내장 1인분, 물막국수, 우동사리, 그리고 감자전까지 푸짐하게 주문했다.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주먹밥도 잊지 않았다. 메뉴를 고르는 동안에도, 숯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닭갈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문이 끝나자, 곧바로 밑반찬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깻잎 장아찌, 쌈무, 김치 등 정갈한 반찬들이 하나같이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된장 꽈리고추는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닭갈비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데에도 제격이었다. 캠핑에서 직접 해 먹는 음식도 맛있지만, 역시 남이 해주는 밥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갈비가 등장했다. 큼지막한 철판 위에 닭고기와 양배추, 떡, 고구마 등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붉은 양념이 윤기를 더했고, 매콤한 향기가 식욕을 자극했다. 직원분들이 직접 닭갈비를 볶아주셨는데, 능숙한 손놀림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철판 위에서 닭갈비가 익어가는 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경쾌하게 들렸다.
닭갈비가 어느 정도 익자, 직원분들이 먹기 좋게 잘라주셨다. 이제 드디어 먹을 시간! 젓가락을 들고 가장 먼저 닭고기 한 점을 집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닭고기의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양배추는 아삭아삭했고, 떡은 쫄깃했다. 닭갈비는 너무 맵지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맛이었다.

깻잎 장아찌에 닭갈비를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닭갈비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쌈무에 싸서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닭갈비를 먹는 동안, 우리는 말없이 젓가락만 움직였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는 그 어떤 이야기도 필요 없었다.
닭갈비를 어느 정도 먹고 나서는 우동사리를 추가했다. 닭갈비 양념에 볶아 먹는 우동사리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쫄깃한 면발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우동사리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하지만 아직 막국수와 감자전이 남아 있었다.
물막국수는 닭갈비의 매운맛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고, 입안에 넣으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면은 직접 제면한 메밀면이라 그런지, 일반 막국수 면보다 훨씬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메밀 함량이 높아 가위질 없이도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양념 또한 과하지 않고 적당히 매콤해서, 닭갈비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100% 감자로 만들어서 그런지, 감자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이들도 감자전을 정말 좋아했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였다.
아이들을 위해 주문한 주먹밥도 인기 만점이었다. 김가루와 참깨가 듬뿍 뿌려진 주먹밥은 고소하고 짭짤해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닭갈비를 먹다가 맵다고 하면 주먹밥을 먹으면서 매운맛을 달랬다. 어른들은 닭갈비와 막국수를 번갈아 먹으면서 캠핑의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어느새 테이블 위는 텅 비어 있었다. 우리는 정말 깨끗하게 모든 음식을 해치웠다. 캠핑 후 먹는 꿀맛 같은 식사였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질문에 우리는 “네, 정말 맛있었어요!” 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다음에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가평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닭갈비 냄새가 가득했다. 우리는 닭갈비와 막국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이번 캠핑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가득할 것 같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했던 시간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니, 온몸이 노곤해졌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니, 닭갈비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했다. 나는 오늘 먹었던 닭갈비와 막국수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가평에서 찾은 작은 닭갈비 집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우리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준 곳이었다. 다음에 가평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닭내장도 잊지 않고 주문해야지.
캠핑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가평의 맛집,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 준 곳이었다. 닭갈비의 매콤한 향과 막국수의 시원함, 그리고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던 시간들이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다음에 또 다시 이곳을 찾아, 그때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가평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