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로 향하는 아침, 며칠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육개장 성지 순례의 날이 밝았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보니,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 마치 오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운명이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청주의 맛집, 바로 ‘리정 본점’이었다. 1958년부터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는 이곳은, 깊고 진한 육개장 맛으로 이미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파가 듬뿍 들어간 육개장은 리정의 시그니처 메뉴라 했다.
차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드디어 ‘리정’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듯하면서도 정갈한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마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주차 공간이 약간 애매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가게 앞에 자리가 있어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기운과 함께 육개장 특유의 깊은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나무로 된 메뉴판이 정겹게 느껴졌다. 한쪽 벽면에 걸린 메뉴판에는 육개장과 설렁탕, 수육 등의 메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가격은 육개장과 설렁탕 모두 10,000원으로,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육수’라는 메뉴였다. 육개장 국물만 따로 판매하는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육개장을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육개장이 눈 앞에 놓였다. 짙은 갈색 국물 위로 큼지막하게 썰린 대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얼른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진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기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듬뿍 들어간 대파는, 특유의 향긋함과 시원한 맛을 더해 육개장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대파의 숨이 적당히 죽어, 흐물흐물하게 씹히는 식감도 좋았다.
육개장에는 손으로 찢은 듯한 소고기도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고기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국물과 함께 떠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육개장과 함께 나온 깍두기와 배추김치도 훌륭했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좋았다. 육개장의 매콤함을 깍두기의 시원함이 잡아주니, 끊임없이 숟가락이 움직였다. 배추김치 역시, 신선한 배추의 아삭함과 양념의 감칠맛이 잘 어우러졌다. 김치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신없이 육개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들이켰다. 속이 뜨끈해지는 것이,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듯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벽면에 붙어 있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식당 100선’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역시 괜히 유명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청주의 지역 명물 맛집 ‘리정 본점’.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 청주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설렁탕과 수육도 맛봐야겠다. 리정에서의 따뜻한 한 끼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총평
* 맛: 육개장 국물이 진하고 깔끔하며, 대파와 소고기의 조화가 훌륭하다. 깍두기와 배추김치도 맛있다.
* 양: 육개장 한 그릇으로 충분히 배부르다.
* 가격: 육개장 10,000원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 분위기: 오래된 노포의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서비스: 친절하다.
팁
*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수 있다.
* 육개장 외에도 설렁탕과 수육도 맛있다고 하니, 함께 주문해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앞치마는 서걱서걱 거리는 종이 재질로 준비되어 있다.
* 테이블마다 김치와 깍두기를 덜어 먹을 수 있도록 통이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