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떠난 공주 여행.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띄어 이끌리듯 들어간 곳이 바로 ‘하얀책상’이라는 카페였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카페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넓고,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층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1층은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편안한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대화에 집중하기 좋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또한 고즈넉한 공주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마치 오래된 다락방으로 향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2층은 1층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노출된 천장과 빈티지한 가구들이 어우러져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마치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밤새도록 웃고 떠들던 추억의 공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커피, 라떼, 에이드, 스무디 등 다양한 음료와 케이크, 아이스크림, 와플 등 달콤한 디저트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곳의 커피는 원두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고소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산미가 적은 원두를 선택했다. 친구는 시즌 메뉴인 딸기 라떼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 전, 카페 내부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앤티크한 소품들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어디를 찍어도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특히, 창가 자리에 놓인 작은 화분들과 빈티지한 조명은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잘 꾸며진 친구의 자취방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드디어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내가 주문한 커피는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친구가 주문한 딸기 라떼는 비주얼부터 남달랐다. 층층이 쌓인 딸기청과 우유의 조화가 아름다웠고, 달콤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친구는 한 모금 마시자마자 감탄사를 연발했다. 딸기청이 듬뿍 들어있어 정말 진하고 맛있다고 했다.

음료와 함께 제공된 작은 프레첼도 잊지 못할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커피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우리는 프레첼을 하나씩 집어 먹으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학창 시절 추억부터 시작해서, 각자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이어갔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달콤한 디저트가 당겼다. 메뉴판을 다시 펼쳐 들고 고민하다가, 말렌카 허니 시나몬 케이크를 주문했다. 겹겹이 쌓인 케이크 시트 사이사이에 꿀과 시나몬 크림이 듬뿍 들어간 케이크였다.
케이크 한 조각을 포크로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꿀의 달콤함과 시나몬의 향긋함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졌고, 촉촉한 시트와 부드러운 크림이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우리는 케이크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이번에는 보드게임을 즐기기로 했다. 2층에 있는 보드게임 코너에서 좋아하는 게임을 골라 테이블로 가져왔다.

오랜만에 하는 보드게임이라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금세 몰입해서 게임을 즐겼다. 서로 속고 속이는 치열한 두뇌 싸움 끝에, 아쉽게도 내가 졌다. 친구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춤까지 췄다.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카페를 나섰다. 문을 열고 나오니, 어둑한 밤하늘 아래 붉은 벽돌 건물이 더욱 운치 있게 빛나고 있었다.

‘하얀책상’에서의 시간은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와 함께한 시간 덕분에, 오랫동안 잊지 못할 공주 맛집 경험이었다. 다음에 공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땐 카이막을 꼭 먹어봐야지!
돌아오는 길, 나는 친구에게 “다음에 또 오자”라고 말했다. 친구도 환하게 웃으며 “응, 꼭 다시 오자”라고 답했다.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하얀책상은 단순한 카페 그 이상이었다. 그곳은 추억을 만들고, 우정을 다지고, 행복을 느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공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