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고개를 넘어 동해안으로 향하는 길목, 늘 북적이는 식당 하나가 눈에 띄었다. ‘봉평메밀막국수’. 강원도 여행은 으레 막국수 한 그릇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давление감이랄까, 언젠가 꼭 들러보리라 마음먹었던 곳이다. 라벤더 농장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향기를 뒤로하고, 드디어 그 맛을 찾아 나섰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앞은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넉넉한 주차 공간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지만,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식당 입구에는 순한 인상의 강아지 한 마리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녀석은 어찌나 얌전한지, 마치 오랜 경험을 가진 베테랑 직원처럼 능숙하게 우리를 자리로 안내해주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막국수와 냉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고민 끝에 회막국수와 수육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배추백김치, 김치, 열무김치, 이 세 가지 김치만으로도 훌륭한 한 상 차림이었다. 특히 굴 젓 맛이 강하게 나는 김치는 독특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육이 나왔다. 뽀얀 자태를 뽐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살코기보다는 비계 부위가 더욱 부드럽고 고소했다. 곁들여 나온 명태식해는 수육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명태식해와 수육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 집의 막국수는 물, 비빔의 구분이 따로 없다는 점이 독특했다. 시원한 동치미 육수가 함께 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육수를 부어 물 막국수로 즐길 수도 있고, 다대기를 넣어 비빔 막국수로 맛볼 수도 있다. 나는 동치미 육수를 듬뿍 부어 시원하게 물 막국수로 먹어보기로 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육수는 보기만 해도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메밀 면은 껍질째 갈아 넣어 검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이 살아있었다. 동치미 육수의 시원함과 메밀 면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풍미가 퍼져나갔다. 특히 이 집 동치미는 인위적인 단맛이 없어 더욱 좋았다. 어찌나 맛있던지, 동치미를 따로 판매하는지 여쭤봤을 정도였다. 아쉽게도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조만간 동치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방문하게 될 것 같다.

회막국수에는 쫄깃한 회 대신, 꼬들꼬들한 명태식해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명태식해는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면과 함께 후루룩 들이켜니, 톡톡 터지는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메밀차를 내어주셨다. 은은한 메밀 향이 입 안을 감싸는 듯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잠시 여유를 즐겼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산과 밭이 펼쳐져 있어,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는 듯했다.
봉평메밀막국수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정겨운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가 함께하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무뚝뚝하지만 정감 있는 사투리를 쓰는 직원분들과, 순박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강아지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것이다.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또한, 2시 반쯤 방문했을 때는 수육이 이미 솔드아웃되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수육을 맛보고 싶다면, 조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니, 식당 앞에 하얀 멍뭉이가 꼬리를 흔들며 배웅해주었다. 녀석의 순수한 눈빛을 보니,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지는 듯했다. 다음에 또 방문할 것을 약속하며, 봉평메밀막국수를 뒤로했다.
강원도 고성에서 맛본 봉평의 맛. 봉평메밀막국수는 내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와 부드러운 수육,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이곳은, 앞으로 내 강원도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될 것 같다.

총점: 5/5
* 맛: 5/5 (동치미 막국수와 수육의 조합은 최고!)
* 가격: 4/5 (가격이 조금 아쉽지만,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 분위기: 5/5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 서비스: 5/5 (친절한 직원분들과 멍뭉이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추천 메뉴:
* 동치미 막국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 수육: 잡내 없이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 회막국수: 매콤달콤한 명태식해가 입맛을 돋운다.
* 더덕막걸리: 막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꿀팁:
*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수육은 일찍 소진될 수 있으니,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 아기밥과 김이 준비되어 있으니,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좋다.
* 주차 공간은 넉넉하지만, 피크 시간에는 꽉 찰 수 있다.

총평:
봉평메밀막국수는 강원도 고성에서 맛보는 봉평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와 부드러운 수육은 물론,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강원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