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멎고 쨍한 햇살이 쏟아지던 날, 오랜만에 고창으로 향했다. 목적은 단 하나, 풍천장어였다. 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 숨겨진 고창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망설임 없이 엑셀을 밟았다. 드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길,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어찌나 평화로운지,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간판은 소박했지만, 풍겨져 나오는 내공은 예사롭지 않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무더운 날씨에 지친 나를 반겨주는 듯했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고창의 푸근한 인심을 닮은 듯한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이해주셨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 메인은 장어구이였다. 다른 곳보다 장어가 크고 좋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장어 2kg을 주문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을 채우기 시작했다. 깻잎 장아찌, 야채 무침, 김치 등 푸짐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갓 담근 듯한 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가 등장했다.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장어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큼지막한 크기하며,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껍질은 절로 감탄을 자아냈다. 사장님께서 직접 장어를 숯불 위에 올려 구워주시기 시작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참을 수 없는 식욕에 침을 꼴깍 삼켰다.
“저희 집 장어는 특별한 비법으로 숙성해서, 느끼함이 전혀 없을 겁니다.” 사장님의 자신감 넘치는 말씀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장어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갈수록,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장어를 한 점 집어 들었다.
사장님께서 개발하셨다는 복분자 소스에 푹 찍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장어의 풍미는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혀를 즐겁게 했다. 복분자 소스의 달콤함과 상큼함은 장어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왜 이곳이 숨은 맛집이라고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줬다. 상추쌈에 야채 무침과 함께 싸서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과 매콤 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장어 맛을 음미했다.
장어를 먹는 동안, 사장님께서는 끊임없이 불판을 확인하시며 장어를 구워주셨다. 덕분에 나는 가장 맛있는 상태의 장어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사장님의 친절함과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마치 가족을 대하듯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장어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후식으로 바지락 칼국수가 나왔다. 바지락 생산지라서 그런지, 칼국수에는 싱싱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바지락은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았다. 김치와 함께 칼국수를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멈출 수 없었다. 칼국수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서야 젓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 복분자주를 한 잔 내어주셨다.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복분자주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다.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고창에 대한 자부심과 장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인상적이었다. 고창 주민들이 왜 이곳을 진정한 맛집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가게를 나서기 전,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음에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가게 문을 열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아름다웠다. 풍성한 식사와 따뜻한 인심 덕분에, 마음까지 풍요로워진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은은한 숯불 향과 장어의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오늘 맛본 풍천장어의 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고창에 다시 방문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맛있는 장어구이를 즐겨야겠다.
혹시 고창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곳을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신선한 장어와 푸짐한 밑반찬,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따뜻한 환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고창의 숨겨진 맛집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만끽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