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맛과 푸짐함에 반한, 하남 꽃누리들밥에서 즐기는 한정식 맛집 기행

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콧바람을 쐬러 서울 근교로 나들이를 떠났다. 목적지는 하남.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배꼽시계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통에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눈에 띈 곳이 바로 ‘꽃누리들밥’이었다. 이름에서부터 정갈함과 푸근함이 느껴지는 것이, 딱 내가 찾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차를 몰아 검단산 자락으로 향했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저 멀리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은 온통 푸른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미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차 안내를 도와주시는 분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꽃누리들밥 간판
꽃누리들밥 간판이 멀리서부터 눈에 띈다.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향하는 길은 잘 정돈된 정원처럼 꾸며져 있었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징검다리가 놓인 작은 연못도 보였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식당 입구에 도착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대기표를 받았다. 나는 ‘상차림정식 2인’에 메인 메뉴로 ‘간장게장’을 추가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주변을 둘러봤다. 식당 건물은 전통 한옥 스타일로 지어져 있었고, 곳곳에 놓인 소품들도 한국적인 멋을 더하고 있었다. 특히, 푸른 잔디가 깔린 마당과 그네가 놓인 정자는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4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번호가 호출되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앤틱한 샹들리에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실내는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벽면에는 메뉴 사진들이 걸려있어,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식당 내부 샹들리에
앤틱한 샹들리에 조명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들이 빠르게 밑반찬을 세팅해 주셨다. 12가지나 되는 다양한 반찬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오이무침,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꼬들빼기무침, 미나리무침, 궁채들깨무침, 더덕튀각, 감자조림, 파김치, 배추김치, 가지튀김무침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놋그릇에 담겨 나온 반찬들은 음식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는 듯했다.

곧이어 뜨끈한 돌솥밥과 구수한 청국장이 나왔다. 돌솥밥 뚜껑을 여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밥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밥알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찰기가 느껴졌다. 청국장은 뚝배기에 담겨 나왔는데, 콩알이 듬뿍 들어있었고, 냄새부터가 깊고 진했다.

가장 먼저, 돌솥밥을 그릇에 퍼서 숭늉을 부어놓고, 반찬들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 오이무침은 아삭아삭하면서도 새콤달콤했고, 도라지나물은 쌉쌀하면서도 향긋했다. 고사리나물은 부드러웠고, 꼬들빼기무침은 쌉쌀하면서도 꼬들꼬들한 식감이 좋았다. 미나리무침은 향긋했고, 궁채들깨무침은 고소했다. 더덕튀각은 바삭바삭했고, 감자조림은 달콤 짭짤했다. 파김치와 배추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했다. 가지튀김무침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반찬들은 하나같이 맛있었지만, 내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청국장이었다. 콩알이 듬뿍 들어간 청국장은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쿰쿰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뜨끈한 밥에 청국장을 쓱쓱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간장게장이 나왔다. 큼지막한 게딱지에 주황색 알이 가득 차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게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게딱지를 잡고 쭉 짜니, 녹진한 게살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과 고소한 게살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밥 한 숟가락을 떠서 게딱지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상차림 정식 메뉴
푸짐한 상차림 정식 한 상.

게 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돌솥에 남은 숭늉을 마셨다. 뜨끈하고 구수한 숭늉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듯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셀프바에 가서 반찬을 더 가져다 먹었다. 셀프바에는 쌈 채소와 보리밥도 준비되어 있어서, 나물들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었다.

셀프바
다양한 반찬과 쌈 채소가 준비된 셀프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식당 앞 정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순간이었다.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정원을 거닐었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꽃누리들밥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정갈한 반찬과 푸짐한 밥상,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은 집밥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하남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차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꽃누리들밥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힐링했던 하루. 앞으로도 종종 서울 근교로 나들이를 떠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야겠다.

꽃누리들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만끽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남에서 만난 최고의 맛집, 꽃누리들밥에서의 한정식 식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식당 정원의 분수
식당 정원에 설치된 시원한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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