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의 고단함이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다. 매콤한 무언가가 간절했던 나는, 퇴근길에 벼르고 별렀던 광명 맛집으로 향했다. 2층에 자리한 식당, 몇 대 주차할 공간은 있었지만 이미 만차였다. 역시 맛집은 다르구나.
주차는 포기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훅 끼쳐왔다. 낮은 층고 탓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지만, 그 소음마저도 맛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묘한 힘이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엿들릴 정도였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스윽 훑어봤다. 아구찜과 해물찜이 주 메뉴인 듯했다. 마산식 아구찜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8년째 단골이라는 후기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오늘은 아구찜이다!

주문이 밀려 꽤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밑반찬을 하나씩 맛보며 허기를 달랬다. 미역국은 시원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슴슴한 듯하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맛. 콩나물 무침, 김치 등 소박한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구찜이 모습을 드러냈다. 접시 가득 담긴 아구찜 위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며 식욕을 자극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양념 위로 아낌없이 뿌려진 깨소금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했다.

젓가락을 들어 가장 먼저 아구 살점을 집어 들었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한 양념과 신선한 아구의 조화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상받는 듯한 황홀경을 선사했다. 아삭아삭한 콩나물은 찜 요리의 식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양념이 잘 배어 더욱 맛있었다.
맵기는 딱 적당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중독성 강한 매운맛이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구는 물론이고, 함께 들어간 해산물도 신선했다. 특히, 그린홍합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둘이 먹기에 ‘소’자는 확실히 양이 많았다. 하지만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셋이 먹어도 충분할 것 같은 푸짐한 양에, 가격 대비 훌륭한 맛까지 더해지니 만족스러울 수밖에.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달라고 부탁드렸다. 김 가루와 참깨, 잘게 썰린 파가 듬뿍 뿌려진 볶음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였다. 살짝 눌어붙은 밥알은 고소함을 더했고,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랑했다.

정신없이 볶음밥을 긁어먹었다. 배가 너무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결국 볶음밥 하나를 더 추가했다. 멈출 수 없는 맛, 이것이 진정한 광명 밥도둑이 아닐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물음에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답했다. 다음에 또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식당을 나섰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2층에 위치한 식당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도 외부에 있어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맛 하나만으로 모든 단점을 덮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배는 빵빵했지만 마음은 홀가분했다. 매콤한 아구찜 덕분에 스트레스가 싹 날아간 기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다음에는 해물찜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볶음밥은 두 개 시켜야지. 광명에서 맛있는 찜 요리를 찾는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단,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총평: 광명에서 만난 숨은 보석 같은 곳.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재방문 의사 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