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뭉티기가 유난히 당기는 날이었다. 쫀득하고 신선한 육사시미 한 점에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은 그런 날 말이다.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불로시장 인근의 한우 전문점이 떠올랐다. 뭉티기는 물론, 식사류도 훌륭하다는 평이 자자한 곳. 망설일 틈 없이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3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불로시장 근처라 주차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어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외관은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리모델링을 거쳤다는 후기처럼, 세련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듯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만 있었던 것 같은데, 리모델링을 하면서 테이블 간 간격을 넓히고 칸막이를 설치한 듯했다.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꽤 많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전혀 붐비는 느낌이 없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한우 전문점답게 다양한 구이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한우 갈비살, 등심, 특모듬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뭉티기! 뭉티기와 함께 식사 메뉴로 육회비빔밥과 소찌개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샐러드, 김치, 나물 등 정갈하고 깔끔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뭉티기가 등장했다. 붉은 빛깔의 뭉티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뭉티기 한 점을 집어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신선한 뭉티기 특유의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정말 황홀한 맛이었다. 역시 뭉티기는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뭉티기를 몇 점 먹고 있으니, 육회비빔밥이 나왔다. 큼지막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 육회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신선한 새싹채소와 상추 위에 고소하게 양념된 육회가 넉넉하게 올려져 있었다. 밥을 넣고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한 입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육회의 쫄깃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육회 양념이 과하지 않아 육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가격 대비 만족감이 정말 컸다.

마지막으로 소찌개가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소찌개는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소고기국밥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큼지막한 소고기 조각과 당면, 푹 익은 애호박, 무가 가득 들어 있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소고기는 정말 부드러웠고, 국물에 기름이 뜨지 않아 끝맛까지 깔끔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밥도둑이었다.

육회비빔밥, 소찌개 모두 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다. 특히 소찌개는 가격 대비 고기 양이 정말 푸짐해서 가성비가 최고였다. 솔직히 국밥을 먹을 바엔 소찌개를 먹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구이 메뉴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방도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어 단체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예전에 망우공원에서 장사하실 때부터 12~3년 된 단골손님도 있다고 하니, 오랫동안 사랑받는 대구 맛집임에 틀림없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가게 앞에 예쁘게 심어진 꽃들을 구경했다. 식사도 맛있게 하고, 예쁜 꽃들도 보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한우 구이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맛, 가격,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특히 뭉티기와 소찌개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불로시장 근처에서 맛있는 한우를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