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에서 맛보는 뜻밖의 조화, 다래원에서 만나는 해물칼국수와 추억의 탕수육 맛집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문득, 오래전부터 벼르던 정읍의 한 칼국수집이 떠올랐다. 칼국수와 탕수육이라는 다소 엉뚱한 조합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 이름하여 ‘다래원’이다. 칼국수 전문점이라기엔 탕수육이, 중식당이라 하기엔 칼국수가 묘하게 궁금증을 자아냈다. 주말 점심, 망설임 없이 차를 몰아 정읍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곳은 아담한 동네, 다래원은 예상대로 소박한 모습이었다. 간판에는 ‘칼국수와 탕수육’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칼국수 전문점임을 강조하듯, 간판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 그림이 붙어 있었다. 주차는 다행히 바로 옆 공영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이 몇 개 없는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겨우 한 자리를 잡아 앉으니,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해물칼국수, 바지락칼국수, 탕수육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이미 마음속으로는 해물칼국수와 탕수육 세트를 주문하기로 정해둔 터였다. 메뉴판 한켠에는 사장님이 과거 정읍에서 유명한 중식당 ‘일품향’을 운영하셨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과연 탕수육 맛집이라는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다래원 메뉴판
다래원의 메뉴판. 칼국수와 탕수육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눈에 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은 모두 좌식으로 되어 있어 신발을 벗고 앉아야 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조금은 불편했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탕수육 최고!’, ‘칼국수 정말 맛있어요!’ 등의 칭찬 일색이었다. 낙서들을 읽다 보니,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드디어 기다리던 해물칼국수와 탕수육이 나왔다. 뽀얀 국물에 푸짐하게 담긴 해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새우, 홍합, 오징어, 바지락 등 다양한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 있었다. 탕수육은 옛날 탕수육 스타일로, 큼지막한 튀김 덩어리에 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탕수육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고소한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푸짐한 해물칼국수
해물이 가득 들어간 해물칼국수의 모습. 뽀얀 국물이 인상적이다.

먼저 해물칼국수 국물부터 맛보았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각종 해산물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면발은 쫄깃쫄깃했고, 해산물은 신선했다. 특히, 탱글탱글한 새우와 쫄깃한 오징어는 씹는 재미를 더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린 모습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리니, 탱글탱글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다음은 탕수육 차례. 큼지막한 탕수육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달콤한 소스는 어릴 적 먹던 옛날 탕수육 맛 그대로였다. 탕수육은 특히 깍두기와 잘 어울렸다.

윤기가 흐르는 탕수육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탕수육. 옛날 탕수육 스타일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다래원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김치였다. 직접 담근다는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칼국수와 탕수육의 맛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특히, 갓 담근 깍두기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다만, 배추김치는 살짝 신 맛이 강해서 아쉬웠다.

해물칼국수와 탕수육을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렀다. 양이 워낙 푸짐해서 2인 세트인데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가격도 저렴한데 양까지 많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하는 손님들이 더 많아져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계산대 옆에는 작은 고양이 두 마리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녀석들의 평화로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다래원 내부
다래원 내부. 아담하고 정겨운 분위기다.

다래원에서 맛본 해물칼국수와 탕수육은 기대 이상이었다.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은 물론, 맛 또한 훌륭했다. 특히, 탕수육은 사장님의 중식 요리 실력을 엿볼 수 있는 메뉴였다. 칼국수와 탕수육이라는 이색적인 조합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불편했고, 좌식 테이블만 있다는 점도 아쉬웠다. 또한, 칼국수 면발이 조금만 더 쫄깃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래원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정읍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과 바삭한 탕수육이 생각난다면, 다래원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사천 탕수육과 콩국수도 맛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해물칼국수 국물과 달콤한 탕수육의 여운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정읍에서의 특별한 맛집 경험, 다래원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언젠가 다시 정읍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지역명의 푸근한 인심과 맛을 느껴보고 싶다.

굴칼국수
다래원의 또 다른 인기 메뉴, 굴칼국수.
사천탕수육
매콤한 맛이 일품인 사천 탕수육.
푸짐한 양의 바지락칼국수
바지락이 가득 들어간 바지락칼국수.
칼국수 면발
쫄깃한 칼국수 면발.
탕수육 전체샷
다래원의 탕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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