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주산지의 아침은 늘 신비로운 기운으로 가득하다. 잔잔한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마치 꿈결처럼 아름다웠다. 그 풍경에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배가 고파졌다. 청송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 나섰다. 현지인이 추천해 준 곳은 바로 ‘텃밭지기’였다.
식당으로 향하는 길, 드넓게 펼쳐진 사과밭이 눈에 들어왔다. 청송은 역시 사과의 고장이구나, 새삼 실감하며 텃밭지기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초록색 간판에는 ‘청송로컬푸드식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식당 앞에는 이미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맛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건물 외벽에는 ‘모범음식점’과 ‘지오파트너’ 인증 마크가 붙어 있어 더욱 신뢰감을 주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과 벽면은 나무로 마감되어 있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창밖으로는 푸른 밭이 펼쳐져 있어 마치 자연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을 갖춘 점도 마음에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사과월남쌈과 한방한우샤브샤브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와 한우를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는 사과월남쌈+한방한우샤브샤브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다채로운 음식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신선한 채소들이었다. 샐러드바에서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는데, 배추, 상추, 깻잎, 당근, 양배추 등 다양한 종류의 채소들이 싱싱함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사과채가 함께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붉은 빛깔의 사과채는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샤브샤브 육수는 맑고 깊은 향이 느껴졌다. 한약재를 넣어 우려낸 육수라고 하는데, 은은한 한방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얇게 썰린 한우를 넣어 살짝 익혀 먹었다.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정말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서울이나 대구의 유명 샤브샤브 전문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맛이었다.

월남쌈도 빼놓을 수 없었다. 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적셔 각종 채소와 사과채, 그리고 샤브샤브 고기를 함께 넣어 돌돌 말아 먹으니, 상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사과채의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과즙이 월남쌈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텃밭지기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특제 소스였다. 보통 월남쌈에는 땅콩, 피쉬, 간장, 핫소스 등 4가지 소스가 제공되는데, 텃밭지기에서는 땅콩, 피쉬, 겨자, 된장 소스가 제공되었다. 특히 겨자소스는 매운맛이 강렬했는데, 물과 1:1로 희석해서 먹으니 딱 좋았다. 된장 소스는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샤브샤브와 월남쌈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칼국수와 비빔밥이 제공되었다. 칼국수는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이 잘 어우러져 훌륭했다. 비빔밥은 각종 채소와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정말 푸짐한 양 덕분에 배가 터질 듯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텃밭지기 옆 매장에서 싱싱한 채소들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격도 저렴해서 몇 가지 채소를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텃밭지기에서 맛보았던 신선한 채소들과 샤브샤브, 월남쌈의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청송에서 먹어본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반찬이 다소 짠 편이었고,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가 반찬을 던지듯이 놓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병 세척에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좋을 것 같다. 콩나물 국밥은 독특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텃밭지기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청송에 방문한다면, 주왕산으로 향하는 길에 꼭 텃밭지기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신선한 로컬푸드로 만든 샤브샤브와 월남쌈은 분명 잊지 못할 맛을 선사할 것이다. 텃밭지기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청송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