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 후루룩 먹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문득 오래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설렁탕집, 이남장이 떠올랐다. 45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울, 그중에서도 교대역 근처에 있다는 사실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10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 걸으니, 낡은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이남장이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 사이 간격은 좁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사람들의 활기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3층까지 있는 넓은 공간이었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로 가득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 모습에서 이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었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설렁탕 특을 주문했다. 잠시 후, 뽀얀 국물에 고기가 듬뿍 담긴 설렁탕이 눈앞에 놓였다. 파 송송 썰어 넣은 모습이 더욱 먹음직스러웠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 설렁탕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을 자아냈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올라가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듯했다.

먼저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은은하게 쿰쿰한 향이 느껴졌지만,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오랜 세월 동안 쌓인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뽀얀 국물은 맑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과하지 않은 쿰쿰함은 오히려 설렁탕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설렁탕 안에는 소면과 밥이 함께 들어 있었다. 밥이 말아져 나오는 것이 아쉽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설렁탕 국물이 촉촉하게 배어 있어, 씹을 때마다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고기는 정말 푸짐했다. 얇게 썰린 고기가 아니라 두툼하게 썰린 고기가 가득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우설이 들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우설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남장의 우설은 정말 부드러웠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큼지막한 고기들은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니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설렁탕과 함께 나온 김치와 깍두기도 빼놓을 수 없다. 큼지막하게 썰린 김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갈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전라도식 김치였다.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설렁탕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적당히 익은 깍두기는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설렁탕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소면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소면 추가가 무료라는 점도 큰 매력이었다. 넉넉하게 제공되는 소면은 설렁탕 국물에 풀어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면발에 국물이 잘 배어들어 더욱 맛있었다.
밥, 소면, 육수 모두 1회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워낙 양이 푸짐해서 리필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다 비우니 배가 든든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한 기분이었다.

이남장의 메뉴는 설렁탕 외에도 다양하다. 수육, 내장탕, 도가니탕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모듬수육은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모듬수육에 소주 한잔 기울여보고 싶다.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사람들이 많아 조용히 식사를 즐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외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남장의 설렁탕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일반 설렁탕은 13,000원, 특 설렁탕은 18,000원이다. 하지만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고려하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특히 특 설렁탕은 고기 양이 정말 많아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직원들의 친절도는 다소 아쉬웠다. 바쁜 시간대라 그런지,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가져다주는 과정에서 약간의 불친절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의 여유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남장은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도 뜨끈한 설렁탕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아침 일찍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주차는 식당 앞에 잠시 가능하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교대역 10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45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다시 한번 눈에 들어왔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이남장의 노력이 느껴졌다. 단순한 설렁탕 한 그릇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담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뜨끈한 설렁탕 국물과 아삭한 김치의 맛이 계속 맴돌았다. 비 오는 날, 이남장에서 맛본 설렁탕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방문하고 싶다.

총평:
* 맛: 깊고 진한 국물, 푸짐한 고기, 훌륭한 김치
* 가격: 다소 비싼 편이지만, 양과 맛을 고려하면 만족
* 분위기: 왁자지껄하고 활기찬 분위기
* 서비스: 일부 직원들의 친절도는 아쉬움
* 재방문 의사: 있음
결론:
교대역 근처에서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 먹고 싶다면, 이남장을 강력 추천한다. 45년 전통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비 오는 날, 이남장에서 맛보는 설렁탕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꼭 수육에 소주 한잔 기울여봐야겠다. 서울에서 맛보는 설렁탕 맛집으로 강력 추천하며, 이남장의 깊은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