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별명이 ‘곰’이었던 탓일까, 왠지 모르게 ‘브런치 카페 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 한구석이 따스해지는 기분이었다. 주말 아침, 늦잠을 포기하고 성수동으로 향한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을지도 모른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은은하게 풍겨오는 커피 향과 갓 구운 빵 냄새가 나를 반겼다. 화려하진 않지만, 나무 소재를 많이 사용한 인테리어는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랄까.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화분과 은은한 조명 덕분에 공간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마침 블루리본 서베이에 선정된 곳이라더니,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눈길을 사로잡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라자냐, 아란치니, 잠봉 루꼴라 피자… 하나하나 다 맛보고 싶은 마음에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가장 인기 있다는 잠봉 루꼴라 피자와 라자냐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잠봉 루꼴라 피자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신선한 루꼴라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짭짤한 잠봉이 아낌없이 토핑되어 있었다. 하얀 치즈 가루가 눈처럼 소복하게 뿌려진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연상케 했다.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니, 루꼴라의 향긋함과 잠봉의 짭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도우의 바삭함은 씹는 재미를 더했고, 신선한 재료들의 풍미는 입안을 즐겁게 했다.

피자를 몇 조각 해치우기도 전에 라자냐가 등장했다. 네모난 접시 위에 층층이 쌓인 라자냐는 겉으로 보기에도 묵직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붉은 토마토 소스와 하얀 베샤멜 소스가 층층이 쌓여 있고, 그 위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칼로 조심스럽게 잘라 한 입 맛보니, 깊고 풍부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토마토 소스의 새콤달콤함과 베샤멜 소스의 부드러움, 그리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의 고소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면이 링귀니 스타일의 납작면이라 소스가 듬뿍 묻어 나와 더욱 맛있었다. 라자냐 한 입, 피자 한 입 번갈아 먹으니, 행복이 따로 없었다. 솔직히 가격이 착한 편은 아니었지만, 맛을 보니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양도 생각보다 많아서 둘이 먹기에 충분했다.
식사를 하면서 커피도 한 잔 주문했다. 커피 맛은 웬만한 전문 카페 못지않았다. 향긋한 커피 향과 부드러운 맛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듯했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니,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여유로운 주말 아침, 맛있는 음식과 향긋한 커피, 그리고 따뜻한 햇살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아쉬운 점도 하나 있었다. 토마토 소스 돼지고기 파스타에서 돼지 냄새가 살짝 느껴졌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메뉴들이 워낙 훌륭했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이 부분은 개선되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풍기 파스타를 한번 먹어봐야겠다. 트러플 향이 좋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참, 이곳은 브런치 메뉴도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브랙퍼스트는 양이 푸짐해서 둘이 먹어도 충분하다고 하니, 다음에는 브런치 메뉴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웨이팅 줄이 더 길어져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주차는 카페 앞에 할 수 있지만,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 아, 그리고 화장실이 정말 깨끗하고 향기로웠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 ‘브런치 카페 곰’은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마치 곰처럼 푸근하고 친근한 느낌이랄까. 가격은 조금 있지만, 맛과 양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곳이다. 성수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저처럼 ‘곰’이라는 단어에 끌리는 분이라면 더욱 만족할 것이다. 재방문 의사 120%!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섭렵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