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맛집을 찾아 떠나는 여정, 그 설렘과 기대, 그리고 마침내 맛보는 감동. 하지만 때로는 그 뻔함 속에 숨겨진 특별함이 있는 법이다. 포항,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영일대 해수욕장 근처, 윳쿠리라는 작은 돈카츠 집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여행 전부터 윳쿠리의 이름은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포항에서 돈카츠는 무조건 윳쿠리’라는 지인의 강력한 추천, 그리고 쉴 새 없이 올라오는 후기들은 기대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유명세에는 늘 웨이팅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우는 법.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이야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윳쿠리를 향했다.
가게를 찾는 것부터가 작은 모험이었다. 간판이 눈에 띄지 않아,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는 듯한 기분이었다. 드디어 윳쿠리, 수수한 외관이 오히려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바 테이블로만 이루어진 내부는 혼밥을 즐기기에도, 연인끼리 오붓하게 식사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콘크리트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테리어는 요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힙’한 감성을 자아냈다.

자리에 앉아 키오스크로 주문을 했다. 메뉴는 단촐했다. 안심카츠, 등심카츠, 그리고 한정 판매인 특로스카츠. 이미 마음속으로는 안심과 특로스를 정해두었지만, 아쉽게도 특로스는 이미 품절이었다. 안심카츠는 1인당 1개만 주문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재료 수급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안심카츠와 등심카츠를 하나씩 주문했다. 둘이서 반반 나눠 먹으면 되니까.
주문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오픈 키친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요리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은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테이블에는 윳쿠리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적힌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이런 작은 배려가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카츠가 나왔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안심카츠는 마치 예술 작품 같았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고기 단면에는 촉촉한 육즙이 가득했다. 등심카츠 역시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안심카츠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정말, 정말 부드러웠다. 마치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이었다. 숙성된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기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나온 곁들임 메뉴들도 훌륭했다. 양배추 샐러드는 참깨 드레싱의 고소함이 더해져 입맛을 돋우었다. 샐러드 드레싱은 참깨와 땅콩의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진 맛이었다. 느끼할 수 있는 돈카츠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미소시루는 자그마한 두부가 들어가 있어 부드러웠고,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좋았다.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져 돈카츠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밥은 부족하면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
돈카츠와 함께 제공되는 소스는 다양했다. 고춧가루가 섞인 소금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듯 매콤하면서도 짭짤했다. 생와사비는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돈카츠 소스는 겨자가 들어가 있어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재미가 있었다.

등심카츠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안심카츠보다는 조금 더 씹는 맛이 있었고, 고소한 풍미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안심카츠의 부드러움에 한 표를 더 주고 싶지만, 등심카츠 역시 훌륭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깍두기는 아삭아삭한 식감보다는 물컹물컹한 식감에 가까웠고,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마치 일본에서 깍두기를 만들면 이런 맛일까 싶은 느낌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20대 젊은 손님들이었다. 커플, 친구, 혼밥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윳쿠리의 돈카츠를 즐기고 있었다. 바로 옆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리했고, 영일대 해수욕장과도 가까워 식사 후 바다를 보며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았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창문이 없어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보니 웨이팅이 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덮을 만큼 윳쿠리의 돈카츠는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를 전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윳쿠리는 단순히 맛있는 돈카츠를 파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포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윳쿠리는 꼭 방문해야 할 맛집 중 하나다. 바삭하고 촉촉한 돈카츠, 훌륭한 곁들임 메뉴, 그리고 따뜻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다. 다만, 웨이팅을 피하고 싶다면 오픈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윳쿠리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포항에서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다음에 포항에 방문하게 된다면, 윳쿠리는 반드시 다시 찾을 것이다. 그 때는 꼭 특로스카츠를 맛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돌아오는 길, 영일대 해수욕장의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윳쿠리에서 맛본 돈카츠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나는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포항의 숨은 보석, 윳쿠리. 그곳에서 맛본 돈카츠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총점: 5/5
장점:
* 최상급 숙성 돼지고기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
* 얇고 바삭한 튀김옷
* 다양하고 훌륭한 곁들임 메뉴
* 깔끔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
* 친절한 서비스
* 영일대 해수욕장과 가까운 위치
단점:
* 긴 웨이팅
* 좁은 테이블 간 간격
* 창문이 없어 답답한 느낌
추천 메뉴: 안심카츠, 등심카츠 (특로스카츠는 품절이 잦으니 미리 확인 필요)
영업시간: 재료 소진 시 마감 (방문 전 전화 문의 추천)
주차: 가게 옆 넓은 공터 주차장 이용 가능
주소: (정확한 주소는 지도 앱 참고)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근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