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가을, 붉게 물든 단풍잎들이 손짓하는 듯한 날이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훌쩍 떠나온 아산, 그곳에는 영인산의 맑은 공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니, 흙 내음과 함께 알싸한 풀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가벼운 산행을 마치고 나니, 슬슬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영인산 인근에는 맛집이 즐비하다는 정보를 입수,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영인산마루’라는 우렁쌈밥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넉넉한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외관은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정겹게 느껴지는 간판 글씨체가 왠지 모르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수한 된장 냄새와 함께 활기찬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어서 오세요!”
밝은 목소리로 맞아주시는 직원분의 친절함에 기분 좋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렁쌈밥정식’이었다. 1인분에 17,000원이라는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푸짐하게 차려진 상차림 사진을 보니 망설임 없이 주문할 수 있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렁쌈밥정식이 눈앞에 펼쳐졌다. 쟁반 가득 담긴 쌈 채소와 다채로운 반찬들이 빈틈없이 테이블을 채웠다.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받은 듯한 푸짐한 비주얼에 입이 떡 벌어졌다. 싱싱한 쌈 채소는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고, 우렁쌈장, 우렁무침, 우렁튀김 등 우렁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장 먼저 쌈 채소 위에 따뜻한 밥 한 숟갈을 올리고, 그 위에 우렁쌈장을 듬뿍 얹어 맛보았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우렁쌈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신선한 쌈 채소의 아삭한 식감과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쌈장을 듬뿍 넣었음에도 짜지 않고, 오히려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이 비법이 궁금해졌다.
우렁무침은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쫄깃한 우렁의 식감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훌륭했고, 매콤한 양념이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특히,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오가피순이 함께 무쳐져 나와 더욱 향긋하고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우렁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반전 매력을 뽐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우렁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튀김 자체는 특별한 맛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함께 제공된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고소함만 남았다.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식에 함께 나오는 제육볶음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쌈 채소와 함께 싸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제육볶음의 양이 조금 적게 느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어리굴젓은 신선함이 느껴지는 붉은 빛깔을 자랑했다. 젓갈 특유의 쿰쿰한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바다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밥 위에 살짝 올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넘치는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어리굴젓 특유의 톡 쏘는 맛이 묘하게 중독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렁된장찌개는 시판 제품을 사용한 듯한 느낌이 강했고, 깊은 맛이 부족했다. 맑은 된장국에 가까운 묽은 농도 또한 아쉬움을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제육볶음을 줄이고, 우렁을 더 사용하여 우렁쌈장과 우렁된장찌개에 더욱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더욱 만족스러움을 더했다. 쌈 채소가 떨어지자, 먼저 다가와 리필해 주셨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손님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대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나른함이 몰려왔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식당 입구에 놓인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들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바깥 풍경을 감상했다. 영인산의 푸른 녹음과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영인산마루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힐링의 시간이었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아름다운 자연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이었다. 비록 모든 음식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훌륭한 식사였다. 특히, 우렁쌈밥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였고, 신선한 쌈 채소와 다양한 밑반찬은 건강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영인산 자락에서 맛보는 푸짐한 우렁쌈밥 한 상은 등산 후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것은 물론, 지친 심신까지 달래주는 최고의 보양식이었다. 아산 지역 맛집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며,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다음에 영인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인생 우렁쌈밥을 맛보고 싶다.

총평:
* 맛: 우렁쌈장, 우렁무침 등 우렁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훌륭하며, 신선한 쌈 채소와 밑반찬 또한 만족스럽다.
* 가격: 1인분에 17,0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푸짐한 양과 다양한 메뉴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 분위기: 활기차고 정겨운 분위기이며,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 재방문 의사: 영인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팁:
* 주말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방문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 우렁쌈밥정식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 식당 뒤편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