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깊은 맛을 찾아 떠난 여행길, 굽이굽이 펼쳐진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꼬르륵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주변을 둘러보니, 소박한 간판을 내건 88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오늘 점심은 여기다!’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려 식당 앞에 주차했다.
식당 앞은 한산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탓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분위기인지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가게 앞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는데,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고향집 마당을 연상시켰다. 가게 문을 밀고 들어서자, “어서 오세요”라는 사장님의 푸근한 인사가 나를 맞이했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벽에는 오래된 그림 액자들이 걸려 있었는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했다. 메뉴판을 보니 백반이 주력 메뉴인 듯했다. 사장님은 “지금은 백반밖에 안 된다”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남도 백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백반 1인분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물이 나왔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반 한 상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 담긴 반찬들을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고등어구이를 중심으로, 김치, 나물, 멸치볶음 등 다양한 반찬들이 푸짐하게 놓여 있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밥을 먹는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가장 먼저 고등어구이부터 맛을 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굽기였다. 기름기가 쫙 빠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다른 반찬들도 하나하나 맛을 봤다.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건강한 맛이었다. 특히, 멸치볶음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과 똑같아서, 순간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밥은 흑미가 섞인 밥이었는데, 찰기가 있고 고소했다. 반찬들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사장님께 밥 한 공기를 더 달라고 부탁드렸다. 사장님은 인심 좋게 밥을 한가득 담아주셨다. 밥을 먹는 동안, 사장님은 손님들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셨다. 단골손님들이 많은 듯했다. 나도 왠지 모르게 그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백반에는 김치찌개도 함께 나왔다. 적당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고기도 듬뿍 들어가 있어서,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든든했다. 김치찌개 덕분에 밥 두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한 방문객의 후기처럼, 내가 방문한 날에는 동태탕이 나왔는데, 고춧가루 베이스의 반찬들이 많아서 조금 아쉬웠다. 물론 맛은 있었지만, 반찬 구성이 조금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번은 김치찌개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나오기도 했다.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께 말씀드리기가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8식당은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푸짐한 남도 백반과 따뜻한 인심 덕분에, 배부르고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은 시골 할머니표 반찬들은, 도시 생활에 지친 내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했다.
88식당은 도로 쪽에 주차하기도 편해서 접근성이 좋았다. 식당 외관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특히, 화장실이 깨끗해서 만족스러웠다.

88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푸른 들판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배도 부르고,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진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88식당에서 푸짐한 남도 백반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맛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물론, 진도에는 게살비빔밥 등 다른 맛있는 음식들도 많다. 하지만 88식당의 백반은, 남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진도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88식당에 꼭 다시 들러서, 푸근한 백반을 맛보고 싶다.

88식당은 진도 백반 맛집으로, 자영이네와 함께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자영이네는 2인 이상만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는 88식당이 더 좋은 선택이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88식당은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88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남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푸짐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진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88식당에서 특별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88식당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는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든든하게 채워진 배와 따뜻한 마음 덕분에, 더욱 즐겁게 남도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진도 맛집 88식당,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