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콧바람이나 쐬러 팔당으로 향했다.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 워낙 유명한 곳이지만, 막상 팔당에 도착하니 꼬르륵거리는 배꼽시계가 나를 재촉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팔당 맛집’을 검색하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은 바로 ‘팔당 원조 칼제비 칼국수’였다.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이름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핸들을 돌렸다.
이전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찾아간 ‘팔당 원조 칼제비 칼국수’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은 전혀 없었다. 예전에는 주차하기 힘들었다는 후기를 봤었는데, 역시 이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칼제비와 칼국수 종류가 다양했다. 얼큰한 국물이 땡겼지만, 혹시나 너무 매울까 봐 ‘시원 칼제비’ 2인분과 ‘반반 만두’를 주문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맛있는 녀석들’ 출연 당시 사진이 붙어있었다. 김준현이 추천한 집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겉절이 김치, 깍두기, 그리고 파와 김가루가 담긴 그릇이었다. 겉절이 김치는 딱 명동 칼국수 스타일의 김치였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붉은 색깔이, 얼른 칼제비와 함께 먹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깍두기도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원 칼제비’가 테이블에 놓였다. 커다란 양은 냄비에 푸짐하게 담긴 칼제비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듯했다. 뽀얀 국물 위로 얇게 썰린 애호박과 김가루, 그리고 바지락과 북어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냄새만 맡아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곧이어 ‘반반 만두’도 나왔다. 김치만두와 고기만두가 각각 5개씩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만두피는 얇고 속은 꽉 차 있었다. 특히 김치만두는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얼른 맛보고 싶었지만, 칼제비가 먼저 끓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칼제비를 보니, 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국자로 칼국수와 수제비를 휘저으니, 얇고 큼지막한 수제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젓가락으로 칼국수 면을 들어 올리니, 면발이 어찌나 길던지. 후루룩 면치기를 하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한 국물 맛이 정말 최고였다. 바지락과 북어가 들어가 국물이 정말 시원했다.
수제비는 얇아서 먹기 좋았다. 쫄깃쫄깃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칼국수와 수제비를 번갈아 먹으니, 질릴 틈도 없이 계속해서 입으로 들어갔다. 중간중간 겉절이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줬다. 김치와 칼제비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만두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고기만두를 먹어보니, 담백하면서도 육즙이 풍부했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도 전혀 나지 않았다. 얇은 만두피 덕분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음으로 김치만두를 먹어보니, 매콤한 맛이 정말 강렬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이었지만,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매운맛 덕분에, 계속해서 손이 갔다.
칼제비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배가 슬슬 불러왔다. 하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죽’이었다. 남은 칼제비 국물에 밥을 넣고 끓여 먹는 죽은, 정말 꿀맛이었다. 김가루와 파를 듬뿍 넣어 끓이니,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뜨끈한 죽을 후루룩 떠먹으니,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정말이지,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팔당의 노을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팔당 원조 칼제비 칼국수’에서 맛있는 칼제비와 만두를 먹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감상하니, 정말 완벽한 하루였다. 팔당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총평:
* 맛: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 칼국수와 수제비의 조화도 훌륭하다. 만두도 맛있지만, 특히 김치만두는 매운맛이 강렬하다. 죽은 꼭 먹어봐야 할 필수 메뉴.
* 가격: 칼제비 1인분 10,000원으로, 가격 대비 양과 맛이 훌륭하다. 만두도 9,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 분위기: 넓고 깔끔한 실내.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다.
* 서비스: 직원분들이 친절하다.
* 재방문 의사: 팔당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무조건 재방문할 것이다.
팁:
* 주말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면, 얼큰 칼제비를 추천한다.
* 김가루와 파를 듬뿍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
* 죽은 꼭 먹어봐야 한다.
*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 걱정은 없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팔당의 야경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팔당의 지역적인 매력과 맛집의 깊은 맛이 어우러진, 잊지 못할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