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여행, 목적지는 철원이었다. 한탄강 물윗길을 걷는 트레킹 코스가 꽤나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말 아침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는 것도 좋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것 또한 여행의 중요한 일부가 아니겠는가. 특히 철원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오대미’ 아니던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비옥한 땅에서 자란 철원 오대미로 지은 밥맛은 과연 어떨지 기대하며, 트레킹 전에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철원 맛집 기와집으로 향했다.
기와집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지만, 다행히 주변에 빈 공간을 찾아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식당 입구에는 귀여운 고양이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듯, 다가와 부비적거리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고양이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활기찬 목소리로 맞아주시는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쌈밥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매콤 제육쌈밥, 간장 제육쌈밥, 소불고기 쌈밥… 고민 끝에, 아이와 함께 먹기 좋은 간장 제육쌈밥과, 매콤한 맛이 당기는 나를 위해 매콤 제육쌈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상 위를 가득 채운 쌈 채소의 싱그러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상추, 깻잎은 기본이고 이름 모를 쌈 채소들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쌈 채소는 어찌나 신선한지, 잎 한 장 한 장이 살아있는 듯했다. 쌈 채소만 봐도 이 집이 왜 철원에서 유명한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폭신폭신한 계란찜과 구수한 된장찌개는 정말 일품이었다. 된장찌개는 짜지 않고 깊은 맛이 우러나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법 같은 존재였다. 아이도 계란찜이 맛있는지, 혼자서 한 그릇을 다 비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육볶음이 나왔다. 매콤 제육볶음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하는 붉은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간장 제육볶음은 아이가 먹기 좋게 간도 딱 맞았다.

본격적으로 쌈을 싸 먹기 시작했다. 싱싱한 쌈 채소에 윤기가 흐르는 제육볶음을 올리고, 쌈장을 살짝 얹어 크게 한 입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매콤 제육볶음은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고, 간장 제육볶음은 은은한 단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철원 오대미로 지은 솥밥은 밥알이 살아있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쌈을 어찌나 많이 싸 먹었던지,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솥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누룽지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구수한 누룽지를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까지 정말 완벽한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식당 입구에 있던 고양이들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기분 좋게 쓰다듬어주니, 녀석들도 골골송을 부르며 좋아하는 것 같았다. 식사도 맛있었지만, 귀여운 고양이들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기와집에서의 든든한 식사 덕분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을 더욱 힘차게 즐길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트레킹은 정말 힐링 그 자체였다. 특히 물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철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기와집에 들러 든든한 쌈밥을 맛보길 추천한다.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인심, 그리고 맛있는 음식은 분명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철원 오대미로 지은 밥맛은 꼭 경험해봐야 할 별미다. 다음번 철원 방문 때도 기와집에 들러 맛있는 쌈밥을 먹을 것을 다짐하며,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