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산 자락에 숨겨진 금천구 오리고기 맛집, 풍성집에서 맛보는 행복

어느덧 완연한 가을, 며칠 전부터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이끌려 호암산으로 가벼운 산행을 다녀왔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미리 알아봐둔 금천구의 숨은 맛집, ‘풍성집’으로 향했다. 등산 후 맛보는 든든한 식사는 언제나 옳다. 특히 이곳은 지인의 강력 추천으로 방문하게 되어 더욱 기대감이 컸다.

풍성집은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놓인 반짝이는 불판은, 곧 펼쳐질 맛있는 식사를 예감하게 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아구찜과 오리고기가 주력 메뉴인 듯했다. 오리 로스, 오리 백숙, 고추장 오리 주물럭 등 다채로운 오리 요리가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풍성집의 대표 메뉴라는 오리 로스를 주문했다. 가격은 65,000원으로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맛만 있다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주문을 마쳤다. 예전에는 45,000원 이었던 듯 한데 가격이 오른 모양이다.

주문이 끝나자, 푸짐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깻잎 무쌈, 콩나물, 김치, 샐러드 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깻잎 무쌈은 오리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싱싱한 깻잎의 향긋함과 무의 아삭함이 오리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줄 것 같았다.

풍성집 밑반찬
풍성집의 정갈하고 푸짐한 밑반찬들. 하나하나 맛깔스럽다.

밑반찬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미역국이었다. 뽀얀 국물에 담긴 미역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은은하게 풍기는 바다 향기가 식욕을 자극했다. 한 입 맛보니, 짜지 않고 은은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신 듯한 정겨운 맛이었다. 간혹 조미료 맛이 강하다는 평도 있지만, 내 입맛에는 딱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 로스가 등장했다. 얇게 슬라이스 된 오리 고기는 뽀얀 자태를 뽐내며 신선함을 자랑했다. 곁들여 나온 양파, 버섯, 부추는 오리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최고의 맛을 낼 것 같았다. 불판 위에 오리고기를 올리자,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풍성집 오리 로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오리 로스. 곁들여진 채소와 함께 구우면 더욱 맛있다.

잘 익은 오리고기는 깻잎 무쌈에 싸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깻잎의 향긋함, 무의 아삭함, 오리고기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특히 풍성집만의 비법인 풍상잎을 곁들여 먹으니, 맛이 한층 더 풍부해졌다. 쌈을 어찌나 많이 싸 먹었던지, 나중에는 깻잎 무쌈을 추가로 주문해야 했다.

오리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오리탕이 나왔다. 얼큰한 국물에 깻잎과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오리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확 풀리는 듯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오리고기를 구워 먹고 남은 기름기를 싹 잡아주는 듯한 깔끔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오리탕은 살짝 아쉽다는 평도 있는 듯하다.

오리탕과 함께 볶음밥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치와 야채를 잘게 썰어 넣고 볶은 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오리탕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볶음밥을 먹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께서 숭늉을 가져다주셨다. 따뜻한 숭늉으로 입가심하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듯했다.

풍성집 볶음밥
오리탕 국물에 볶아 먹는 볶음밥은 최고의 마무리.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수정과가 나왔다. 은은한 계피 향이 감도는 수정과는 달콤하면서도 시원했다. 톡 쏘는 맛이 강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을 것 같았다. 수정과를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니,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풍성집은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훌륭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친절하고 싹싹하셨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풍성집 아구찜
다음에는 꼭 맛보고 싶은 풍성집의 아구찜. 푸짐한 양에 군침이 절로 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인근 농협이나 BYC에 주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주차의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에는 꼭 아구찜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성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풍족하게 해주는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정겨운 분위기 삼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었다. 호암산 등반 후, 혹은 금천구에서 맛있는 오리고기를 맛보고 싶다면, 풍성집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풍성집 오리 로스 구이
풍성집에서는 오리 로스를 불판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풍성집 전체 상차림
풍성집의 푸짐한 상차림. 다양한 밑반찬과 메인 메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풍성집 메뉴판
풍성집의 메뉴판. 아구찜, 오리고기,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풍성집 오리 로스 재료
신선한 오리 로스와 채소. 풍성집의 오리 로스는 신선함이 살아있다.
풍성집 밑반찬 2
풍성집의 또 다른 밑반찬. 미역국과 전도 맛볼 수 있다.
풍성집 오리 로스 근접샷
오리 로스 근접 사진. 윤기가 좔좔 흐르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한다.
풍성집 메뉴
풍성집의 메뉴. 오리 요리 외에도 삼계탕,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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