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가을빛으로 물든 백양사를 거닐었다.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들의 향연에 넋을 놓고, 천년 고찰의 고즈넉함에 마음을 정화하니, 어느덧 허기가 밀려왔다. 백양사에서 내려오는 길, 오래전부터 이름만 들어왔던 “백양전통식당”이 눈에 띄었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외관에서 풍겨져 나오는 깊은 내공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감돌았다. 나무로 마감된 실내는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창밖으로는 백암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자리에 앉으니,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듯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향토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메밀전병 등 하나하나가 다 맛있어 보여 고민이 깊어졌다. 잠시 고민 끝에,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60년 전통의 손맛을 느껴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컸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상차림이 시작되었다. 쟁반 가득 다양한 음식들이 차려지는 모습은 마치 잔치상을 받는 듯한 푸짐함이었다. 형형색색의 나물들과 구수한 찌개, 윤기가 흐르는 밥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다채로운 종류의 나물들이었다. 취나물, 고사리, 비름나물, 도라지 등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지는 듯한 나물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젓가락을 들어 나물 하나하나를 맛보니, 신선한 향과 쌉쌀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비름나물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향으로 식욕을 자극했다. 뚝배기 안에는 두부, 애호박, 버섯 등 다양한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한 된장의 풍미와 시원한 채소의 맛이 어우러져 깊은 감칠맛을 냈다. 밥 한 숟가락을 된장찌개에 말아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뜨겁게 구워져 나온 조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뼈를 발라 살점을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상큼한 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조화는 훌륭했다. 특히, 아삭아삭 씹히는 양상추와 달콤한 사과의 조합은 최고였다.
이 외에도 김치, 멸치볶음, 콩나물무침 등 다양한 밑반찬들이 밥상을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은 집밥을 먹는 듯한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붉게 물든 단풍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돼지불고기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빨갛게 양념된 돼지불고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다음에는 꼭 돼지불고기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쉬운 마음에 메밀전병도 하나 주문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메밀전병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매콤한 김치와 쫄깃한 메밀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중독적인 맛이었다. 다만, 메밀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따뜻한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백양전통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고향의 따뜻한 정과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깊은 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백양사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백양전통식당”에서 장성의 맛을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산채정식은 가성비가 좋으니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다만, 메밀전병이나 돼지불고기는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의 맛과 정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선택이 될 것이다.

백양전통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은 노을이 백암산을 물들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산채정식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백양전통식당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