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주말, 어디로 떠날까 고민하다가 문득 아버지가 즐겨 드시던 송어회가 떠올랐다. 평소 회를 즐기시지 않는 어머니도 송어회만큼은 곧잘 드셨던 기억에, 망설임 없이 상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상주에는 아버지께서 예전부터 다니시던 송어회 맛집이 있다고 하셨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강변 가까이 다다르니, 저 멀리 ‘상주송어장’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탁 트인 하늘과 푸른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벌써부터 기분이 상쾌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지 않은 공간에 테이블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덕분에 시끌벅적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겨운 분위기라 싫지만은 않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송어회(대)를 주문했다. 메뉴판을 보니 송어회 외에도 송어튀김, 돈까스, 매운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특히 송어튀김은 어떤 맛일까 궁금했지만, 오늘은 송어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 사진들을 보니, 다음에는 꼭 송어튀김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쌈 채소와 쌈장, 마늘, 고추는 기본이고, 번데기, 묵, 완두콩, 당근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쌈 채소는 깻잎, 상추, 배추 등 종류도 다양했고,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아버지께서는 쌈장에 청양고추와 마늘을 듬뿍 넣어 쌈장을 직접 만드셨다. 그 모습을 보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송어회가 등장했다. 선명한 주황빛을 뽐내는 송어회의 자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송어회는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나왔는데, 한눈에 봐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넉넉한 양에 부모님도 흡족해하시는 표정이었다. 사진으로 보니, 칼집을 넣은 듯한 촘촘한 결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본격적으로 송어회를 맛볼 차례. 큼지막한 대접에 채 썬 양배추, 당근, 깻잎, 미나리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송어회와 콩가루, 참기름, 초장을 듬뿍 넣어 비볐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새콤달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크게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으니, 신선한 송어회의 찰진 식감과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향긋한 미나리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일품이었다.

부모님도 연신 “맛있다”를 외치시며, 송어회 비빔회를 즐기셨다. 특히 아버지께서는 직접 만드신 쌈장에 송어회를 찍어 깻잎에 싸 드시는 것을 좋아하셨다. 어머니께서는 미나리 향이 너무 좋다며, 미나리만 따로 더 달라고 하셨다. 싱싱한 쌈 채소에 싸 먹는 송어회 맛은 또 다른 별미였다. 깻잎의 향긋함과 송어회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황홀한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송어회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서비스로 송어튀김이 나왔다. 갓 튀겨져 나온 송어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맥주를 절로 부르는 맛이었다. 부모님도 송어튀김은 처음 드셔보신다며, 맛있게 드셨다.

마지막으로 매운탕이 나왔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은, 송어회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줬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맛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섰다. 가게 앞에는 커피 자판기가 있었는데, 믹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강변을 따라 잠시 산책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니, 정말 행복했다. 부모님도 오랜만에 맛있는 송어회를 드셔서 기분이 좋으신 듯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버지께서는 다음에도 꼭 다시 오자고 하셨다. 상주 지역명에 이런 맛집이 있는 줄 몰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나 역시 상주송어장의 신선한 송어회와 푸짐한 인심에 감동받았다.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송어튀김과 함께 술 한잔 기울여야겠다. 상주에서 송어회를 맛보고 싶다면, 상주송어장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